오늘  RSS Reader로 여러 가지 글을 읽다가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발견했다. 이 글을 쓴 사람은 Skype Numberology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인데, Skype의 유저수(가장 최근 자료가 약 1억9천만명 정도이다)가 과장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Skype Numberology라는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사실인데, 굳이 번역을 하지면 "스카이프의 숫자학"이라고 해야 할까? 여튼 Skype의 여러 숫자들, 다운로드 횟수, 유저 수, 현재 등록된 동시유저 수 등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고 있는데, Skype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을 반증하는 듯하다.


이 블로그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Skype Users"라는 개념인데, Skype에서 발표한 196,000,000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이 분 주장에 따르면 Skype User가 아니라 Skype Name(Account)이 이 숫자에 해당한다는 것인데..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User와 Account의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하시는가? 이 분이 주장하는 User라는 개념은 오히려 Active User에 가까운 듯 하다. 아래와 같은 이유로 Skype Name을 만들어 놓고도 휴먼인 상태가 많은데.. User 수를 1억 9천만명이라고 하는 것은 과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 lost passwords, and therefore inaccessible username (계정을 만들었으나, 패스워드를 잊어버려서 계정을 다시 생성한 유저)
  • tests, and abandoned use of the name (스카이프가 먼저 테스트하려고 만들었다가 다시 사용하지 않는 유저)
  • spare usernames, registered for future use (I have several!) (여러 가지 이유로 개인이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 놓고.. 실질적으로 하나만 이용하는 경우)
  • the owner of the username died (yes, this also happens!) (계정을 만든 유저 중에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 이건 좀 황당하죠..)
  • the person switched to another VoIP tool (계정이 생성되어 있지만 다른 VoIP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
  • the person registered a temporary name for a temporary past situation.(과거 특정 상황에서 계정을 만들어놓고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경우)

사실 여기까지를 놓고 보면 도대체 이 분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중에 위에 해당하지 않는 곳이 어디에 있는가?


위 내용을 보면서 오히려 가입자와 유저라는 개념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지금까지 통신사업자라는 곳은 가입자라는 개념을 무척 중시해왔다. KT에게 가입자란 무엇인가? 가입자란 각 집에 들어가 있는 시내전화 회선 수의 합이다. 이 회선은 각 지역에 시내교환기에 1:1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간 통신사업자가 가지고 있는 가입자라는 개념은 여기에서 거의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물리적 회선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곳은 번호 하나가 가입자로 치부된다. 회사 PBX(키폰)에 연결된 회선 수보다 그 회선을 이용하는 이용자는 훨씬 많다. 하지만 KT 가입자는 PBX에 연결된 회선수(번호)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VoIP 사업에 있어서도 이와 동일한 논리를 적용하려 하고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4포트 아날로그 게이트웨이를 어느 회사에 설치했다고 하면 가입자 회선을 몇 개로 세어야 하나? VoIP는 아날로그 게이트웨이에 연결된 IP를 타고 호가 전달되기 때문에.. 이러한 개념이 성립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논란은 "망이용대가"를 만나면서 폭발하게 되는데, 어떤 이는 포트(아날로그 게이트웨이 포트를 이야기하리라) 기준으로 가입자수를 헤아리자고 하고, 어떤 이는 부여된 070번호 개수를 가입자 기준으로 헤아리자고 한다. 도대체 가입자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개인적으로 VoIP는 통신 비즈니스가 아니라 IP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패킷으로 변환되어 IP망을 떠도는 데이터가 Voice일 수도 있고 동영상일 수도 있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보면 완전 IP비즈니스이다. 그렇다면 사업적으로 어떠한가? 국내 VoIP사업자들은 가입자 정보를 얻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VoIP "가입자" 한 명을 유치하면서 그 사람 실명, 주민번호, 청구지 주소, 기타 등등을 알아내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가입자"를 유치해서 하는 일은 KT가 시내전화를 개통시키는 절차와 거의 동일하다. Skype와 같이 그냥 E-mail 주소 하나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正道에 어긋나는 것인가? Skype는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던대로 통신서비스이자 웹 서비스이지만 점점 더 웹 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Skype와 같은 방식으로 VoIP 유저를 모집한다고 가정해보자. 착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기간사업자로부터 070번호를 임대해야 하고, 망이용대가를 산정하기 위해서 가입자 숫자를 제출해야할텐데.. 유저정보로 이메일을 제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웹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가입자가 아니다)는 자신의 Identity로 메일주소를 사용할 수도 있고, 닉네임을 사용할 수도 있고, 심지어 블로그 주소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런 Index를 가지고만 유독 VoIP에서는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

VoIP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메일/닉네임/블로그 주소 등을 대상으로 유저를 유치한다면, Skype보다 더 많이 모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인은 한명이지만 자신이 쓰는 메일 주소로도 VoIP계정을 만들 수 있고, 블로그 주소로도 계정을 만들 수 있다. 메일주소와 블로그 주소가 그 사람의 다른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면 여러 개의 유저를 만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류의 서비스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는데, 그렇다면 미국 가서 사업해야 하나?


바로 이 점이 이 글 초기에 언급했던 Skype User/Skype Name을 둘러싼 좀 우스꽝스런 논의가 부러운 이유이다. 앞으로는 VoIP 유저라고 부르면 좋겠는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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