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T의 와이브로가 인터넷전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을까?

본 블로그에서는 여러 차례 해외의 모바일 VoIP 서비스에 대해서 소개한 적이 있다. 프링(Fring), 트루폰(Truphone), 기즈모5(Gizmo5), 3스카이프폰, Skype for your Mobile, 그리고 가장 최근에 소개했던 님버즈(Nimbuzz)까지.. 전 세계는 이동통신의 3G망이나 와이파이(WiFi)망에서 이용가능한 모바일 VoIP 서비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애플의 아이폰도 API를 공개한 상태인데, 이미 프링(Fring)에서 아이폰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현재는 WiFi망에서만 가능하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올 6월에 있을 OECD장관 회의에서 와이브로에서 음성통화를 시연한다고 한다. 물론 인터넷전화(VoIP) 방식이고 010 또는 070번호를 부여해서 착신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예전부터 와이브로의 킬러 어플리케이션은 VoIP가 될 것이라 생각해 왔던 터라.. 이 소식을 접하고 무척 반가웠다. 해외에서는 최근 모바일 VoIP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와이브로 음성통화를 둘러싼 통신사업자의 이해 관계는 복잡하다. KT는 지지부진한 와이브로 사업을 활성화시키고 SKT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뺏어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물론 이동통신 자회사인 KTF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어차피 합병을 생각하고 있으니 그룹 내부의 불만을 다독이고 SKT와의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된다.

SKT는 절대 불가 입장이다. 일단 KT가 와이브로 주파수 이용대가로 낸 1170억원은 데이터 서비스에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이통사의 1조3000억원의 10%도 안된다는 논리이다. 와이브로에서 음성을 하고 싶다면 사업권을 변경하고 주파수 이용대가를 재산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이번에 하는 것은 단순 시연으로 상용화와 연관짓지 말라고 한다.

일단 여기서도 기술과 규제 사이의 괴리가 존재한다. VoIP는 음성을 패킷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동영상이나 사진을 인터넷을 통해 전송하는 것과 기술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동영상에 비하면 용량도 훨씬 작다. 기술적으로는 완전한 인터넷 서비스인데, 제도적으로는 통신법의 규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 전화망으로 전화를 걸거나 받기 때문에 통신법의 규제를 받는 것은 당연한데, 최근 이슈가 되는 문제는 인터넷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KT가 와이브로에 VoIP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금도 와이브로에서 VoIP를 이용할 수 있다. 와이브로 전용 단말인 LG-KC1에 스카이프를 설치해서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는 사람도 이미 있다. 최근 스카이프에서 출시한 국내(국제) 무제한 요금제를 구매할 경우 전화를 거는데는 별 문제가 없다. 무제한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스카이프인 번호에는 한국 번호가 없는데, 별도로 한국 스카이프인 번호(070번호)를 구매하면 전화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본 블로그에서 자주 소개했던 윈도우 모바일용 프링(Fring)을 설치해도 전화를 거는 것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KT가 SKT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는 부분은 010번호를 부여하려 하다는 점인데, 이것은 KT가 와이브로를 통해 이동전화 시장에 직접 진출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동전화 시장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지지부진한 와이브로망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KT의 고육지책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컴캐스트, 인텔, 구글 등이 참여하는 와이맥스(와이브로) 기반의 개방형 이동통신망이 출범했다. 구글은 이 이동통신망 개방과 관련된 정책으로  미국에서 진일보된 초고속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 이용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원하는 어플리케이션, 컨텐츠,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합리적이면서 경쟁력을 갖춘 방향으로 망을 중립적으로 운영하는 것 등을 제시했다. KT도 국내의 와이브로 방향을 이 같이 잡아 보는 것은 어떨까? 이통사의 HSDAP에 밀려 힘도 못 쓰는 와이브로를 개방형 이동네트웍으로 바꾸는 것이 살 길이라 생각된다. 자신이 꼭 이 망에 VoIP 서비스를 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다른 사업자가 하도록 망을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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