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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하고 알찬 엔씨소프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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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섯돌이 2008. 6. 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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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1일에 태터앤미디어헤럴드경제가 함께 진행하는 "파워블로거, IT 기업에 가다"의 다섯번째 회사인 엔씨소프트에 다녀왔다. 구글코리아, 삼성전자, LG텔레콤, 캐논코리아에 이은 다섯번째 방문 회사인데, 개인적으로 캐논코리아 간담회는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네번째 회사라고 봐야 할 듯 하다.

사실 필자는 게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80년대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다면 누구나 했던 갤러그조차도 하지 않은, 게임이 왜 재밌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를 방문한 것이 이상한 일로 느껴질 정도이다. 엔씨소프트에 흥미를 느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사내 조직인 오픈마루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엔씨소프트의 게임 밖에 모르는데, 폐쇄된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오픈마루 스튜디오가 나의 주 관심사였다.

이번 간담회에 엔씨소프트에서는 김택진 대표이사(가운데), 김범준 오픈마루 실장(사진왼쪽), 김형진 실장(사진 오른쪽) 등 회사를 이끌어 가는 핵심 3인방이 참여해 주셨다.

김택진 대표의 경우 3년 동안 언론 인터뷰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셨다고 하는데, 블로거들과의 만남을 위해 나왔다고 한다. 김택진 대표 이야기에 의하면 홍보담당 이재성 상무가 외부 사람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으라고 요즘 인터뷰를 많이 주선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이재성 상무는 필자의 재수 동기인데, 몇 년만에 이런 자리에서 만났다. 세상이 좁다고 해야 하나)

아직은 리니지를 비롯한 게임이 주력인 관계로, 이야기는 게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는데 두서 없이 정리해 보자. 우선 엔씨소프트의 빅 히트작인 리니지에 대한 것인데 게임이 좋아서 리니지를 만들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줘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이른바 "행운론"을 설파하신 김택진 대표.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손수 찾아오는 행운도 차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엔씨소프트는 그만한 실력을 갖춘 회사였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활기차고 긍정적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 동안 성장통을 겪으면서 이제는 "사랑스러운 회사"가 되었다고 평가를 하고 향후 엔씨소프트를 "작지만 알차고 강한 회사"라고 표현했다. 엔씨소프트가 작다? 김택진 대표가 바라보는 "작다"는 의미는 사내 구성원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것인데.. 성장통을 겪으면서 체득했다고 해야 할까.. 강한 회사는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열심히 하는 회사라는 뜻인데, 게임과 최근 오픈마루를 통해 시도하고 있는 웹2.0 서비스를 의미한다. 항간에 엔씨소프트가 포털로 진출한다는 소문은 이 기준에 비추어보면 말이 안되는 이야기가 된다. 

이제 엔씨소프트의 오픈마루에 대해서 살펴보자. 첫 포문은 오픈마루가 "부잣집 막내아들"이라는 항간의 소문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게임으로 큰 돈을 번 부자집에서 태어나 돈만 쓰는 철없는 막내아들이 오픈마루가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인데, 오픈마루에서 시도하고 있는 서비스가 돈을 벌기 힘든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구심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오픈마루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 오픈마루에서는 오픈아이디 서비스인 마이아이디, 위키 기반의 공동작업툴인 스프링노트, 소셜댓글 서비스인 레몬펜, 다양한 리스트를 만들 수 있는 롤링리스트, 온라인 일정 관리 서비스인 라이프팟, 오픈아이디 기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귓속말 등을 제공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지만 국내업체 중에서는 거의 서비스를 하지 않는 걸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오픈마루는 폐쇄적인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개방하는 것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API를 공개하고 다양한 매쉬업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왜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에서 오픈마루를 만든 것일까? 원래 엔씨소프트는 전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서 만든 회사라고 한다. 김택진 대표가 아래 한글 개발 주역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한글은 전세계적으로 경쟁을 하기에 너무 힘들었다고 하며, 온라인 게임을 통해 그 꿈을 이룬 셈이다. 오픈마루도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세계로 진출하는 꿈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간담회는 구글코리아, 삼성전자, LG텔레콤 등 참여했던 어떤 간담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일단 참석한 블로거의 숫자도 가장 많았고, 질문을 하는 블로거나 답변을 하는 엔씨소프트 관계자분의 열정도 남달라 보인 듯 하다. 그 동안 기자 간담회를 통해 엔씨소프트를 한번도 자랑해 본 적이 없다는 김택진 대표는 웬만한 국내 대기업보다 훨씬 더 글로벌한 사업을 펼치는 곳이라는 열변을 토해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업체에서 원래 계획했던 인터넷 서비스로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엔씨소프트. 간담회에서 만나본 회사의 3인방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필자는 게임에는 별 흥미가 없기 때문에.. 엔씨소프트에서 새롭게 시작한 오픈마루가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개방과 공유의 새로운 장을 여는 선두주자가 되길 기원한다. 아울러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서비스를 꼭 만들어 주시길..

 

덧> 헤럴드 경제에 관련 기사가 게재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이제야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간담회 직후 쓰기 시작한 글이 너무 오래 걸렸는데.. 아마 블로깅을 시작하고 가장 오래 쓴 글로 기억될 듯 하다. 뭐가 이리도 힘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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