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태터앤미디어와 블로터닷넷에서 개최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블로거 간담회에 다녀왔다. 지난 1일에 있었던 문국현 후보와의 간담회에는 패널로 선정되었음에도 개인적인 일이 생겨 불참한 터라 이번에는 꼭 가야 한다는 약간의 사명감(?)을 지니고 참석했다. 오후 경에 태터미디어 윤호님이 전화를 주셔서 지난 문국현 후보 때보다 블로거의 참석율이 저조한 것 같다고 해서 걱정을 하며 들어섰는데, 웬걸.. 사람 무지하게 많았다.
권영길 후보는 이번으로 대권에 3번째 도전하는 삼수생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지 역시 이 주제에 대해서 첫번째 질문이 나왔다. 필자도 권영길 후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잘 알지만, 이번만은 좀 더 참신한 얼굴이 민주노동당을 대표해서 대선에서 활약해 주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던 터라.. 과연 권후보가 어떻게 답변을 할 것인가가 기대를 했는데.. 조금 판에 박힌 듯한 내용이라 약간은 실망...
현재 민주노동당의 모습은 약간 암울하다. 지난 대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권영길 후보는 100만표를 얻었는데, 막판까지 전개되었던 노무현-이회창 후보간 박빙 승부로 인해 민노당을 지지하던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던 쓰라린 기억을 가지고 있다. 물론 대통령 탄핵이라는 한나라당-민주당의 바보같은 행동의 반사이익을 누리며 2004년 총선에서 현역국회의원 10명을 당선시키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그 이후 의미있는 정치세력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 당시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도는 거의 20%에 육박하여 노무현 당선 이후 또 다른 정치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올해의 대선은 이런 의미에서 민주노동당에게 아주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임에 틀림없다. 지금 얻고 있는 10% 내외의 지지율이 현재 민주노동당을 바라보는 일반 국민의 생각이다. 오히려 한나라당과 범여권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수록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이탈해갈 사표심리를 어떻게 단속해낼 것인가가 당면 과제로 보이는게 사실이다.
어제 끝난 민주신당의 경선이 바람몰이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범여권과 한나라당 사이의 박빙의 승부는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어 보여서 그런지 오히려 민주노동당에게는 전통적 지지 세력을 지벼내는 것이 한결 수월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수세적인 전략은 민주노동당 외연 확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어제 간담회 자리에서 일부 블로거들은 "문국현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걸 보기는 죽어도 싫고.. 민주신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아직도 지리멸렬 상태에.. 민주노동당은 융통성(?)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 때문에 연대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범여권 내부, 즉 민주신당/민주당/문국현 후보간의 후보 단일화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으로서는 그리 급할 것은 없는데..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 범여권이 대동단결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진다면 민노당으로서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민주노동당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잘 모르겠는데, 여튼 민노당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이번 대선을 충분히 활용하길 기대한다.
이쯤에서 복잡한 정치 이야기는 그만두고, 대통령 선거와 블로그/블로거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2002년 대선은 인터넷 댓글 문화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인터넷을 장악하지 못한 보수세력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또 다시 정권을 되찾아오는데 실패했던 것이다.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2002년 인터넷 댓글이 했던 역할을 블로그가 차지할 것이라 예상한다. 이건 사실이 아닐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열심히 해서 그런지 이 말이 가슴에 많이 와 닿는 것이 사실이다.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신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창조한국당 등 주요 정당의 후보가 결정된 이 시점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 하다.
도대체 블로거로서 대선에 개입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태터미디어나 블로터닷넷처럼 유력 대선 후보 간담회를 개최하고 흔히 개인미디어/1인편집국이라는 블로거를 초청해서 후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까? 블로거가 회사에 휴가를 내고 유력 대선 후보를 따라 다니면서 기존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는 또 다른 뉴스를 생산해 내는 것일까?
권영길 후보는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조중동 등 기존 보수 언론이 민주노동당 기사를 내보내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며 자신은 "언론에 굶주려 있다"라는 표현을 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스스로를 웹2.0 후보라 표현하기도 하고, 블로거를 기존 기자와 동등한 대우를 해 주겠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필자가 생각하는 블로거로서 대선에 개입하는 것은 수많은 글을 생산하고, 블로그스피어를 뜨겁게 달궈서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때 블로그스피어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모아내는 툴도 필요한데, 현재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가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좀 더 체계적인 툴은 없는 것일까? 올블로그에서 채널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고 하는데 대선과 관련된 채널은 꼭 만들어 주시기 바라고, 태터앤미디어에도 대선관련 메뉴를 별도로 분리하는 방법은 어떤지 궁금하다.
글을 써다보니 개인 블로거로서 대선에 개입할 수 있는게 별로 없어서 좀 답답하기도 한데, 혹시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의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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