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제 블로그를 통해서 이북리더인 크레마터치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크레마터치는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수천 권의 책을 손바닥 크기만한 곳에 넣어 다닐 수가 있어서 휴대성 측면에서 최고인데.. 개인적으로는 어떤 책을 넣어 다니며 읽을지가 은근 고민이 되더군요. 

최근 정계를 은퇴하고 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어보고 싶고… 제가 원래 관심 있는 IT/인터넷 서비스 분야의 책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책을 이북의 형태로 결제하려고 하니.. 선뜻 내키질 않네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도 종이책에 대한 향수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강하게 남아 있는 듯한 인상입니다. 

http://farm9.staticflickr.com/8245/8605585336_4483f74d30_n.jpghttp://farm9.staticflickr.com/8519/8604478859_68e649f03c_n.jpg

고민하던 중에 발견한 녀석이 있는데.. 바로 '100년의 걸작, 박경리 조정래 에디션 eBook 세트'입니다. 박경리의 토지 20권과 인물 사전 1권, 조정래의 태백산맥 10권, 한강 10권 등 총 41권의 책을 기존 가격 대비 46% 할인된 168,000원에 살 수 있는 기회입니다. 토지가 1897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태백산맥이 1948년부터 1953년 휴전까지, 한강이 1959년부터 1992년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으니, 이 책을 다 읽으면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두루 섭렵하는 셈인가요? 

http://farm9.staticflickr.com/8124/8604482973_817bbca3f5_z.jpg

제가 대학에 입학했던 1990년에는 태백산맥이 필독 도서 중의 하나였는데… 서슬퍼런 국가보안법 때문에 금서이기도 했습니다. 선배에서 후배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전달되고 학교 앞 서점에서 틈나면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가 사기도 하고 생일 선물로 받기도 해서 책꽂이에 빼곡히 꽂혀있던 태백산맥이 생각나는데.. 군대를 가기 위해 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아픈(?) 추억이 생각납니다. 

문득 생각난 김에 집 옆에 있는 도서관에 와서 태백산맥을 찾아봤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두꺼운 10권(9/10권은 누군가 대출해 가셨네요. ㅎㅎ)의 책이 크레마터치로 쏙 들어왔습니다. '태백산맥'과 같은 책은 종이책으로 구매해서 책꽂이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제 아들 녀석에게도 이야기하고 읽히고 싶지만, 그런 기회를 여러번 놓쳤는데, 이번 기회에 크레마터치로 물려줘야 할 것 같습니다. 

크레마터치

토지는 TV드라마로 간간히 보고 20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에 압도되어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고, 서점에서 간간히 읽어서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조정래의 '한강'도 이번 기회에 완독해볼 기회가 생겼네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당선과 함께 개인적으로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486으로 대표되는 친노세력이라는 사람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진 선거인데… (저는 그 끝자락에 있지만) 그 분들이 학창 시절에 즐겨 읽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20대들이 대한민국의 40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할까요? 

크레마터치크레마터치

개인적으로 IT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책을 중심으로 한 길 글보다는 해외 IT 블로그에 올라온 짧은 글을 읽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고, 이제는 긴 글을 읽는게 조금 벅차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번 기회에 저의 20대를 다시 한번 돌아보면서 긴 글을 읽는 연습과 함께 역사/인문학적인 소양을 기르는 계기로 삼아야겠습니다. 

사회학적인 사춘기와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20년 전과 비교해서 좀 더 차분하게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의 지배세력으로 자리잡은 40대를 이해하고 싶은 젊은 분들에게도 권해 드립니다.^^

크레마터치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글에 대한 의견을 페이스북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