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웹의 이슈 중의 하나는 플랫폼 개방과 관련된 것이다. 페이스북이 자사의 플랫폼을 공개하고 외부 개발자가 페이스북 내에 자신이 만든 어플리케이션을 배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폭발적인 성장 가도를 달려 마이스페이스를 누르고 1위에 등극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의 이같은 전략은 소셜네트워킹 서비스가 인터넷 서비스의 한 분야가 아니라 웹 전체가 소셜화되는 '소셜웹'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고, 인터넷업계의 최강자인 구글이 소셜네트워킹 플랫폼인 오픈소셜(OpenSocial)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오히려 이제는 구글의 오픈소셜에 위기를 느낀 페이스북이 자사의 소셜네트워킹 플랫폼 자체를 오픈소스화하는 초강수를 꺼내들어 양 진영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양 진영의 대결은 플랫폼 개방을 넘어 각 서비스에 모여 있는 정보, 즉 이용자의 프로파일 정보, 이용자의 친구 정보 등을 외부 웹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정보이동성(Data Portability)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칼을 뺀 곳은 플랫폼 경쟁에서 한발 뒤쳐져 있던 마이스페이스인데, Data Availability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 다음날에는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커넥트(Facebook Connect)를 발표했고, 또 그 다음날에는 구글이 서둘러 구글 프랜드 커넥트(Friend Connect)를 발표하는 등 각 서비스간 신경전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급기야 페이스북이 구글의 프렌드 커넥트를 차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렇듯 세 회사 간에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정보 공유 전쟁에서 마이스페이스가 또 한 발 앞서가는 형국이다. 마이스페이스는 최근 2가지 중요한 발표를 했다. 하나는 마이스페이스가 오픈아이디 제공자가 되어 오픈아이디를 지원한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자사의 정보이동 서비스인 Data Availability를 Flixster와 Eventful에 적용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마이스페이스 회원이 자신의 정보를 외부 서비스에서 가져가는 것을 허용한 경우, 외부 사이트에서도 마이스페이스의 다양한 정보(이름, 친구, 사진 등)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외부 사이트가 마이스페이스에서 가져온 정보를 저장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 마이스페이스가 정책을 수정해서, 이용자 프로파일 정보를 24시간 동안 캐싱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으며, 특정 프로파일 내용의 경우에는 항상 캐쉬에 넣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한다.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서비스의 경우 마이스페이스의 오픈아이디와 Data Availability를 이용할 경우, 서비스 내용만 좋다면 큰 어려움없이 양질의 정보를 끌어와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물론 자체 회원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가장 큰 기반이 되겠지만, 초창기 마이스페이스의 힘을 빌어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은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페이스북은 F8 컨퍼런스에서 올해 가을 쯤에 페이스북 커넥트가 일반 사이트에서 이용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디그닷컴(Digg.com)과 블로그툴인 TypePad를 만드는 식스어파트(SixApart) 등에서 페이스북 커넥트와 관련된 데모를 진행했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웹 어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아이폰 등 모바일 또는 데스크톱 어플리케이션에서도 페이스북 커넥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 모두 한국어 사이트가 오픈되어 있는 상태이다. 마이스페이스는 한국 법인이 정식 설립되어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은 상태이고, 페이스북은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지사는 공식 설립하지 않은 상태이다.
국내의 경우 아직도 싸이월드가 건재하고, 2세대 소셜네트워킹 서비스가 수 없이 많이 생겼다. 아직 해외 SNS인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한다면 싸이월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이 지닌 풍부한 회원 정보와 친구 정보를 이용해서 서비스를 구축한다면 기존 사업자의 아성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래 자료에서 보다시피 페이스북의 미국내 이용자 숫자는 거의 정체되어 있는 반면, 유럽 및 아시아 지역 이용자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SNS업체들도 충분히 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국내 서비스보다 국제적 인지도와 개방된 플랫폼, 게다가 정보까지 맘껏 끌어다 쓸 수 있는 해외 서비스가 본격 진출한다면 이야기가 틀려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정보이동성(Data Portability) 확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들도 존재한다. 페이스북이나 마이스페이스와 같이 이미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경우 정보를 공유할수록 더 많은 회원을 모을 수 있는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규모가 작거나 이제 막 시작한 사업자의 경우 서비스 자산인 회원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 어려운 선택일 수도 있다. 또한 사업자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각 서비스들이 연결되는 소셜웹(Social Web)의 순기능보다 혼란만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한다면 정보이동성(Data Portability)은 기존 소셜네트워킹(SNS)와 인스턴트 메시징(IM)을 통해 모바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해외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SNS 서비스에 자신의 현재 상태, 접속여부, 기분 등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데, 43%에 이르는 사람들이 모바일을 통해 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모바일 SNS/IM을 통해 정보이동성이 모바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며, 해당 기능이 VoIP(인터넷전화)와 결합하여 음성까지 대체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모바일 IM 기반 VoIP 사업자인 님버즈(Nimbuzz)가 좋은 사례인데, 해당 사업자는 모바일 VoIP 통화 뿐만 아니라 Skype, MSN, Google Talk, Yahoo 등 다수 IM 커뮤니티에 사진과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를 포함한 23개의 SNS와 연동되는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폰을 개발한 애플도 아이폰 전용 IM을 자체 개발한다는 이야기가 있고, 마이스페이스도 스카이프와 제휴한 MySpaceIM with Skype를 통해 모바일 SNS/IM에 적극 진출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모바일 시장에 정보이동성(Data Portability)가 적용될 가능성은 아주 농후하다.
국내에서도 LG텔레콤에서 풀브라우징을 내세운 오즈(OZ)를 내세워 3G의 핵심 서비스로 영상 통화가 아닌 데이터 서비스를 내 세운바 있으며, 이통사업자 모두가 향후 3G 서비스의 킬러 서비스의 하나로 IM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자사 가입자끼리만 가능한 IM, 아니 이통3가 가입자끼리 채팅을 할 수 있는 IM을 넘어 국내 및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IM 및 SNS와 연동을 해야 하는 것은 이제 필수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SK텔레콤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IM 서비스에서 페이스북에 있는 내 친구 상태를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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