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지난 달에 개인적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번호이동제의 본격 시행에 따라 국내에도 인터넷전화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 기존 집전화를 대체하는 것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경쟁의 핵심은 네트워크 효과를 불러일으킬만한 가입자를 누가 확보하느냐의 싸움이고.. 기간통신사업자에게만 유리한 경쟁 구도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웹 서비스와 인터넷전화를 결합하는 등 기존 통신 시장의 트래픽을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트래픽을 발생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고.. 모바일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인터넷전화 사업모델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집전화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외에.. 인터넷전화가 관심을 가져볼 만한 의미있는 동향을 정리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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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10월31일부터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가 본격 시행되어 유선전화 가입자를 둘러싸고 인터넷전화 사업자간, KT로 대표되는 유선사업자와 인터넷전화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인터넷전화의 화두는 유선전화 가입자를 인터넷전화로 뺏어오는 것이다. 새로운 통화 수요를 창출한다기 보다는 기존 유/무선시장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인터넷전화로 뺏어오는 것이 첫번째 과제인 셈이다. LG데이콤의 myLG070은 음성 서비스 외에도 "아이허브"를 통해 웹 서비스를 인터넷전화에 일부 접목했고, KT의 경우 "SoIP(Service over IP)" 전략으로 음성통화 외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까지는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상대 가입자 뺏어오기 전략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전화가 꼭 기존 집전화 시장을 잠식하는 서비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아주 드라미틱하게 벌어지고 있는 웹 서비스 진영에도 인터넷전화를 접목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인터넷전화를 웹서비스에 접목하고자 한다면.. 기존 통신을 대체하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서 새로운 통화(트래픽)을 발생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아래에서는 음성통화 중심의 기존 인터넷전화 시장에 대한 관심을 낮추고, 웹 및 모바일 진영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향을 분석해서.. 향후 인터넷전화와 어떻게 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요즘 해외에서 오픈아이디(Open ID)가 거대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웹사이트에 가면 해당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해서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오늘도 웹에는 수 많은 사이트가 생기고 있는데, 해당 서비스가 생길 때마다 회원가입을 해서 계정을 만드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만든 하나의 ID로 다른 사이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이런 시도는 번번히 있어왔지만 대부분 실패한 경우가 많았는데, 웹2.0이 화두가 된 후 오픈아이디(Open ID)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이전에는 몇몇 사업자가 자신의 세를 과시하기 위해서 이런 시도를 했다면, 지금은 오픈아이디를 오픈소스화해서 웹 사이트 인증과 관련된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전세계 인터넷 서비스를 쥐고 흔드는 사업자들이 오픈아이디 진영에 합류했다. 야후는 자사 ID를 오픈아이디로 제공하고 있고, 구글은 자사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닷컴(Blogger.com)의 주소를 오픈아이디로 제공한데 이어, 자사 메일 서비스인 지메일 주소를 오픈아이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마저 자사의 라이브ID를 오픈아이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도 오픈마루의 마이아이디와 안철수연구소의 아이디테일이 오픈아이디를 제공 중이며, 다음도 오픈아이디 제공 사업자로 출사표를 던졌다.
오픈아이디는 크게 ID를 제공하는 사업자와 해당 ID로 로그인을 할 수 있는 Relying Party로 나눌 수 있다. 이미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구글/야후/MS의 경우 자신의 ID를 오픈아이디로 제공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즉, 오픈아이디를 지원하는 사이트에 가서 구글이나 야후 ID로 회원가입 절차 없이 바로 로그인해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웹 서비스에 인터넷전화를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때 오픈아이디를 지원한다면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구글이나 야후의 계정을 가지고 우리가 제공하는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요즘 웹서비스 중에 가장 성장율이 높고 인기 있는 서비스를 꼽으라면 단연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일 것이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가장 눈부시게 성장한 SNS 서비스는 페이스북(Facebook)이다. 하버드 대학생들의 사적인 네트워크로 출발한 페이스북은 2007년에 외부에 플랫폼을 개방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업자가 자신이 만든 서비스(어플리케이션)만 제공할 때, 페이스북은 외부에 플랫폼을 개방하고 누구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해당 어플리케이션 페이지 내에 광고까지 허용함으로써 외부 개발자가 서비스외 광고 수익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이런 페이스북의 개방전략은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SNS의 절대강자였던 마이스페이스를 누르고 SNS 1위에 올라서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런 페이스북의 독주에 구글이 태클을 걸고 나섰다. 구글은 개방형 소셜네트워킹 플랫폼인 오픈소셜(OpenSocial)을 런칭하고 페이스북을 견제하고 있는데.. 구글은 자신이 SNS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SNS 서비스가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전에는 각 SNS 서비스에 어플리케이션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각 서비스가 공개한 API에 맞춰 작업을 해야했다면, 이제는 오픈소셜에서 제공하는 API에 맞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오픈소셜을 채택한 모든 서비스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오픈소셜에는 마이스페이스를 비롯해서 페이스북을 제외한 대다수 SNS가 참여하고 있으며, SNS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야후를 비롯해서 많은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다. SNS를 표방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웹 서비스가 사회적인 특성을 지니는 소셜웹(Social Web)으로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에.. 오픈소셜은 모든 웹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다음과 파란이 오픈소셜 참여를 선언했으며, 아이디테일에서는 오픈소셜을 기반으로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향후 시장을 확대해 갈 전망이다.
그렇다면 오픈소셜과 VoIP의 상관 관계는 무엇일까? 다른 서비스도 마찬가지겠지만 오픈소셜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손쉬운 배포가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이전에는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VoIP를 제한적으로 배포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이제는 오픈소셜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오픈소셜을 채택한 모든 사이트에 내가 만든 서비스를 가져다 놓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다음에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제휴를 해야 했다면, 이제는 오픈소셜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끝인 셈이다. 물론 여러 어플리케이션 중에 이용자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하는 점이 문제일 수 있지만, 이제 더 이상 서비스 배포의 문제는 없어진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서비스 사업자는 서비스 배포의 문제보다 소셜화된 웹에 맞춰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고민하면 되는 것이다.
요즘 주위에서 많이 듣는 말 중에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라는 것이 있다. 제안서를 쓸 때 항상 구름(Cloud)으로 표현하던 인터넷이 바로 서비스 플랫폼이 된다는 뜻이다. 웹2.0을 정의할 때 '웹이 플랫폼이다(Web As a Platform)'이라는 개념과도 비슷하고, 회사 내에서 쓰고 있는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SaaS(Software as a Service)라는 개념과도 같다. 요즘에는 SaaS가 아니라 PaaS(Platform as a Service)라는 개념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와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구글문서도구(Google Docs)를 웹으로 제공하고 있다. 워드, 스프레드쉬트, 파워포인트 등의 기능을 데스크톱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웹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에 위협을 느낀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사의 오피스를 온라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윈도우즈 라이브 오피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구글은 회사 및 단체/조직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구글앱스(Google Apps)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메일, 인스턴트 메신저, 일정관리, 위키, 문서 등을 별도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고 구글이 웹에서 제공하는 것을 이용할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대학교를 중심으로 이 서비스가 급격히 퍼져가고 있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얼마 전에 끝난 PDC(Professional Developers Conference) 2008에서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윈도우즈 에이저(Windows Azure)를 발표했다. 이제 개발자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따로 구매하지 않고 MS의 클라우드 내에서 필요한 것을 취사선택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림출처 : ITViewPOINT>
클라우드 컴퓨팅은 웹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재편된다는 뜻이고, 이는 인터넷전화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문서나 메일 등 회사 업무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능이 웹을 통해 제공된다면, 현재와 같은 하드웨어 전화기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 되고.. 다운로드 받아서 PC에 설치를 해야 하는 PC어플리케이션(소프트폰)도 귀찮아할 지도 모른다. 웹 자체가 전화기이자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되는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인터넷(웹)의 변화는 모바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휴대폰은 더 이상 전화만 걸고 받을 수 있는 전화기를 뛰어넘어 모바일웹을 향해 돌진 중인 것이다. 느린 속도와 작은 화면 등을 극복한 새로운 모바일 단말기가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업자가 좌지우지하던 서비스에도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단연 애플의 아이폰(iPhone)이다. 아이폰은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 사업자의 역관계를 뒤흔들어 놓았을뿐만 아니라 외부 사업자에게 새로운 사업영역을 열어줬다고 평가할 만하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한 후 SDK를 공개해서 외부개발자가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3G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에는 어플리케이션을 사고 팔 수 있는 장터인 애플 앱스토어(App Store)를 오픈했다. 이를 통해 수 많은 외부 어플리케이션이 앱스토어에 등록되어 있으며, 인터넷전화(VoIP)와 관련된 것도 트루폰(Truphone), 프링(Fring) 등 다수가 있다.
구글도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인 안드로이드(Android)를 제공 중이며, 최근 대만HTC가 안드로이드를 채택해서 만든 휴대폰이 T-Mobile G1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시되었다. 구글 또한 외부 개발자가 만든 어플리케이션을 유통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마켓(Android Market)을 운영 중이며, 3스카이프폰에 들어간 소프트웨어를 만든 아이스쿠트(iSkoot)가 스카이프 연동된 인터넷전화 어플리케이션을 최초 공급하고 있다.
북미 최대 스마트폰인 블랙베리를 생산하는 RIM사도 외부 어플리케이션 유통 플랫폼인 '어플리케이션 센터'를 제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국내 단말 업체인 LG와 삼성도 외부 개발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등.. 안 열릴 것 같던 모바일 플랫폼은 이제 개방이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 이제 특정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모바일 인터넷전화(Mobile VoIP)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은 낡은 것이 되어 버렸고, 각 사업자가 공개한 어플리케이션 장터를 통해 이용자를 직접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모바일에서도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냐가 아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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