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가장 화제가 되었던 사건은 지난 월요일에 있었던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라고 생각됩니다. 설립된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스타트업을 1,000억 달러 몸값으로 평가받고 있는 세계 최대 소셜웹 서비스인 페이스북이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인수한 것입니다.
그 동안 블로그나 강연 등을 통해 전문 소셜웹(Vertical SNS)의 대표주자로 인스타그램을 소개해 왔는데.. 솔직히 10억달러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스럽고, 국내 현실과 비교해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일단 인스타그램의 현황에 대해서 살펴볼까요? 현재 가입자수는 약 3천만명이고 페이스북 인수 전에는 약 5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모바일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아이폰용앱만 제공하다가 최근에 안드로이드용앱을 선보였고, 향후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 공유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매출이 하나도 없는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인수 후에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먼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서로 윈윈하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페이스북 사진에 필터 적용하기, 인스타그램에 저장된 사진을 페이스북으로 올리기, 인스타그램에 페이스북 계정으로 가입하거나 로그인하게 만들기(인스타그램 이용자 중에 페이스북을 연동한 비율이 20%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이 안드로이드앱과 페이스북 타임라인앱을 적용했기 때문에.. 비율이 좀더 높아졌다고 예상할 수 있는데, 트위터를 연동한 비율이 훨씬 높다고 하는군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릴 때 체크인을 할 수 있는데 현재 포스퀘어 체크인을 페이스북으로 대체하기, 인스타그램 사진에 페이스북 친구 태깅하기 등이 이야기되고 있네요.
위와 같이 한다는 것은 인스타그램을 독립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인데.. 지금까지 페이스북이 인수한 대부분은 서비스가 아니라 재능 인수에 가까웠기 때문에, 서비스가 사라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재능 인수보다는 서비스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고 보여지는데.. 마크주커버그도 독립적인 운영을 언급하고 있군요. (페이스북이 지금까지 인수/합병한 리스트를 정리한 곳이 있으니.. 여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5월에 상장을 앞두고 매출 압박에 시달리는 페이스북이 한 푼도 못벌고 있는 인스타그램을 그냥 인수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진이 공유되는 공간이고 모바일 이용자수가 제일 많은 곳인데.. 굳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제외하고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특정 브랜드를 팔로우하는 몇 안되는 서비스라는 것입니다. 블랙베리, 레드불, 로지텍 등은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어 이용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고,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페이스북 페이지와 연동하는 사례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이용자들과의 소통이 텍스트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이용자들이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와 연동해서 사진을 어떻게 공유하는지.. 이를 잘 분석할 경우 모바일/소셜/위치를 결합해서 페이스북도 알기 어려웠던 소셜그라프의 새로운 패턴도 알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보다 효과적인 광고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최근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트위터의 광고 트윗에 비해 페이스북의 광고 효과가 극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트위터는 타임라인에 광고를 노출하는 반면.. 페이스북은 아직도 디스플레이 광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인데, 페이스북이 뉴스피드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지만 모바일 뉴스피드 영역에 광고를 노출하기엔 화면크기, 이용자반발 등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앞으로 모바일 기기에서의 서비스 이용이 점점 늘어날 것을 예상해보면.. 페이스북도 맘이 급하겠죠?
이 외에도 인스타그램 인수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5가지를 정리한 곳이 있는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인스타그램 인수를 통해 트위터와 포스퀘어를 한방에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 가장 많이 공유되는 곳은 트위터인데.. 곧 페이스북으로 옮겨간다는 이야기이고, 포스퀘어 체크인 대신 페이스북 체크인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가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인수되기 직전에 5억달러 가치에 펀딩을 받았다고 하는데.. 짧은 시간에 회사 가치가 두 배로 뛰었습니다. 페이스북이 갖지 못한 독특한 관심기반 소셜그라프를 가지고 있었는데... 좀 더 버티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언뜻 드네요. 페이스북도 모바일에서 시작한 서비스가 아니라.. 모바일에서는 한계가 약간 있는 듯한데, 서비스를 준비 중이신 분은 모바일 전용 서비스를 꿈꿔 보시기 바랍니다.
페이스북이 위에서 정리한 분석대로 인스타그램 인수를 통해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아래는 인스타그램의 역사를 정리한 인포그래픽인데.. 재치가 넘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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