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 스카이프(www.skype.co.kr)에서 하드웨어폰 기반의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에 본격 진출한다는 블로터닷넷 기사를 보았다. 전세계적으로 2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벌써 135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는 스카이프가 이제는 PC에서만 통화가 가능한 소프트폰 서비스를 넘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하드폰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일단 하드폰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아시다시피 현재 스카이프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PC에 스카이프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마이크/헤드셋을 통해 상대방과 통화하는 것이다.(물론 다른 스카이프 회원과 채팅도 가능하다.) 마이크/헤드셋을 통해 통화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게 사실이고,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 하드웨어폰이 등장하게 된다.

스카이프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자체 인증프로그램(Skype Certified)을 운영하고 있는데, 스카이프 엑스트라(Extras)와 같은 형태의 외부 프로그램이 스카이프와 연동할 수도 있고 하드웨어 제작업체가 스카이프와 연동해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스카이프 엑스트라(Extras)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통해 스카이프는 통신서비스 업체 중에 거의 유일하게 웹2.0 업체로 각광을 받고 있다. 스카이프는 VoIP표준이라고 하는 H.323/SIP 등을 채택하지 않고 있지만, 자신이 가진 기능을 오픈 API를 통해 외부에 공개하고 다양한 소프트웨어에서 인터넷전화(VoIP)를 연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이와 더불어 스카이프는 PC에서만 쓸 수 있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하드웨어와 연동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스카이프 인증을 받은 와이파이폰(WiFi Phone), 듀얼폰(인터넷과 전화선을 동시 지원, 인터넷에 장애가 있는 경우 기존 전화선을 통해 전화 가능) 등도 속속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프는 인터넷 서비스인가, 통신서비스인가? 스카이프 엑스트라를 통해 스카이프생태계(Skype Ecosystem)을 구축해 가는 모습을 보면 분명 인터넷 서비스로 보인다. 스카이프 프로(SkypePro) 요금제를 출시하고 기존 텔코(Telco)와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 통신 서비스 업체로 보인다. 스카이프가 이베이에 인수된 후 젠스트롬을 비롯한 창업자들은 인터넷서비스로서의 스카이프에 매진하고, 이베이 경영진에서는 막대한 인수대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손쉽게 매출이 가능한 통신서비스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 듯 하다. (사실 이베이 내부 사정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입장이다.) 여튼 지금도 외부 개발자와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통신 서비스를 통한 매출 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등 스카이프의 성격이 불명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스카이프의 상황은 어떠한가?  한국 스카이프는 옥션에 판매자-구매자간 통신 수단으로 스카이프를 제공하는 것 외에 인터넷 서비스와 관련된 일이 없다. 옥션 외에 한국에 수많은 인터넷서비스 업체가 있지만, 그 어느 한 군데에도 스카이프 버튼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스카이프 본사에서 기술적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다국적 기업의 맹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세계에서 스카이프를 알아주는 서비스를 한국에서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드폰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국내에서 하드폰 시장은 폭발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오늘 데이콤에서 TPS 서비스 제공을 발표했고, KT, 하나로 등 기간사업자의 공세적 진입을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진행된 사례를 종합해 볼 경우 하드폰 시장은 기존 전화망을 대체하는 서비스가 될 전망이고, 누가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느냐의 싸움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이미 소프트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네이버폰, 네이트온폰, 아이엠텔, 다이얼070 등도 그 사정권 안에 있는데, 이들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하드폰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본 블로그에서 몇 차례 소개했던 Minute Stealer(기존 PSTN 트래픽을 IP로 뺏어오는 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덩치 크고 원가경쟁력이 있는 애한테 지는 것은 뻔한 일 아니겠는가?

사정이 이러한데, 한국 스카이프가 자신이 강점을 지닌 인터넷서비스 분야에 치중하기보다 하드폰 시장에 뛰어드는 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하드폰 값도 17만원에 달하고, 국내 유선/무선에 거는 요금이 접속료로 인해 타사에 비해 높은 상황에서 국제전화 틈새 시장이라도 파고들겠다는 전략인가? 지금 한국스카이프가 하드폰 시장에 뛰어들어 데이콤의 myLG070 등과 경쟁하는 것은, 미국 보니지(Vonage)가 컴캐스트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스카이프가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것이 스카이프아웃(SkypeOut)요금이 낮아서가 아니다. API를 공개해서 유수의 인터넷서비스 업체가 스카이프생태계에 참여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회원수를 늘려가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자신의 강점을 버리고, 험한 길을 택한 스카이프. 정말 자신있는가?

스카이프 서비스를 아끼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이 선택을 말리고 싶다. 한국에서 인터넷서비스와 접목된 VoIP는 정말 불가능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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