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KT를 보면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한국에서 유선통신은 거의 독점해 왔고.. 이동통신의 경우 SKT에 밀려 만년 2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통신회사. 민영화된지 십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공기업 냄새가 물씬 풍기는 불친절한 통신회사.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다른 회사가 하는 걸 지켜보다가... 사업이 되겠다 싶으면 막강한 유선 가입자와 자금을 앞세워 해당 서비스를 차지해 버리는 나쁜(?) 통신회사.

제 블로그 주제가 '인터넷전화(VoIP)'인지라..개인적으로 KT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더욱 안 좋았습니다. 국내에서 VoIP라는 서비스가 등장한 지 10년이 되어가지만... 기존 유선집전화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KT는 인터넷전화를 찍어누르는데만 급급했었으니 말이죠. 다이얼패드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나라이고.. 인터넷에서 음성통신이 가능할만큼..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인터넷인프라를 가졌지만, 세계에서 인터넷전화가 가장 활성화되지 않은 국가 중의 한 곳이라는 이유에는 항상 KT가 있었기 때문이죠.

이런 KT가 변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KT-KTF 합병을 통해 통합 KT를 출범시키더니.. 트위터와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해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아이폰을 도입하고.. FMC를 선도적으로 하는 등 어지러울 정도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KT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객과의 친밀한 소통 : 트위터와 블로그

요즘 KT의 달라진 모습을 대표하는 걸 찾으라면 KT에서 직접 운영하는 트위터와 블로그를 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전까지 KT를 대표하는 것 중에 100번 고객센터가 있었죠. 전화를 이용하다가 불편한 점이 있으면 전화기를 들고 100번을 누르던 것이 당연시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00번 고객센터는 고객과 KT를 이어주는 유일한 소통창구였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114로 대표되는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도 있지만.. 여기는 전화번호를 안내하는 곳이지 KT고객센터는 아니죠. 메가패스(지금은 쿡인터넷)라는 인터넷접속 서비스가 등장해 전국민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지만... KT는 전화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고객센터도 음성으로만 가능한 100번이 떠올랐던 것이죠.

이런 KT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블로그와 마이크로블로그 등 흔히 말하는 소셜미디어가 각광을 받으면서 기업들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KT도 소셜미디어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사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통신업계에 종사하신 분이 알고 있던 KT의 이미지를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이 자체가 무척 충격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시류에 편승해서 트위터 좀 운영하다 말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지켜본 기업의 소셜미디어 중에 가장 잘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현재 KT는 공식트위터인 OllehKT, 공식블로그, Qook 전용 트위터, Show 전용 트위터, 그리고 최근에 고객센터 역할을 하는 helloolleh 트위터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KT 블로그에는 제 블로그를 통해 소개드렸던 트윗보드와 같은 형태로 ollehkt 트위터까지 연동해서 고객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는 형국입니다. 지난 번에 KT 공식블로그가 공개되기 전에 KT가 마련한 블로거 간담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트위터 및 블로그 운영진을 직접 만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통신업계에 종사해 왔기 때문에.. 떠오르는 KT가 있었는데, 이날 간담회에서 많은 부분 깨졌습니다. 과연 이런 걸 KT에서 시도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는데.. KT가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이동통신의 틀을 바꾸자 : 아이폰 출시

KT의 변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것은 역시 올해 말에 출시한 아이폰이겠죠. 제 블로그에서 아이폰 관련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몇 차례 강조를 했지만, 아이폰+앱스토어의 조합은 기존 이통통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적인 변화였습니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서비스)만 제공하고, 음성 서비스에 주력하고.. 데이터의 경우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별로 없지만.. 요금만 비쌌다고 할 수 있겠죠.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것은 기존 음성 중심의 서비스에서 모바일웹 또는 모바일앱으로 대표되는 데이터 중심 서비스로 전환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KT(이전 KTF)는 SKT에 밀려 늘 2위에 만족해야 했었죠. 기존 시장의 틀을 깨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품이 필요했는데.. 전략적으로 선택한 상품이 바로 아이폰입니다. 아이폰 출시는 기존 KT가 누렸던 일부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이동통신의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아이폰의 출시와 더불어 국내에도 본격적인 모바일웹 시대가 열리고 있고,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경쟁사에서도 내년에 다양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아이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공급하기 위해 모비일앱 개발자 및 회사가 더욱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되는군요. 이는 T스토어와 쇼앱스토어 등 이통사의 자체 앱스토어에도 더욱 많은 어플리케이션을 공급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고, 특히 이용자들이 보다 좋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물론 아이폰 출시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준비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부분은 분명 평가하고 개선을 해야 할 사항이지만.. 이전과 달리 트위터와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솔직하게 소통하는 모습은... 분명 많이 변했습니다.

 

데이터를 새로운 수익원으로...유무선통합(FMC)

요즘 KT에서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서비스 중의 하나가 유무선통합 서비스인 FMC(Fixed Mobile Convergence)입니다. KT와 KTF를 합병하여 통합 KT를 출범시킨 이면에 바로 이 FMC가 자리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FMC의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로 이야기되는 것이 와이파이망에서는 인터넷전화를 이용하고, 이동 중에는 이동전화망을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아직도 많은 이통사는 와이파이망을 싫어합니다. 이동통신의 데이터망 매출을 갉아먹으니까 말이죠. 게다가 와이파이망에서 인터넷전화를 이용하게 한다면.. 기존 음성매출까지 감소하니 웬만하면 안하고 싶은 서비스일지 모릅니다.

FMC는 기존 음성 중심 서비스에서 데이터 중심 서비스로의 중심 이동을 의미합니다. 물론 음성 매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도 고려되었겠지만.. 데이터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올바른 선택이라 생각되는군요. 결국 음성도 데이터 서비스 중의 하나로 자리잡을테니 말이죠.

KT 입장에서는 그 동안 투자해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네스팟이나 와이브로 등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아주 짭짤하지 않을까요? 최근에는 와이파이(네스팟), 와이브로, 3G데이터망 모두를 이용할 수 있는 전략단말인 쇼옴니아를 출시하고 FMC 서비스를 본격화할 모양입니다.

아이폰이 세상에 나온지 2년이 지났는데.. 모바일 이용자들이 휴대폰에서 이용하는 데이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유선웹에 있는 서비스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에 특화된 새로운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출현하며.. 우리를 즐겁게 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 관련 서비스 및 위치 기반 서비스가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을 통해 웹에 접속할 수 있는 세상이 머지 않았습니다.

KT의 FMC에 맞서.. SKT는 FMS를 들고 나왔는데요. FMS는 특정 지역에서 음성 서비스에 한해 요금을 절감해 주는 서비스였습니다. FMC 자체가 음성에서 데이터망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기에.. FMS는 사실 비교대상이 아니었던 것이죠. 이제 SKT도 FMC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전국에 와이파이망 및 와이브로망을 확충하겠다고 합니다. 통합 LG텔레콤도 FMC를 추진하겠다고 하니.. 일반 이용자에게 돌아올 혜택은 점점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통신업계의 맏형 노릇 제대로 하길...

KT가 모든 것을 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아이폰을 도입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여준 모습에 실망스러운 부분도 많았습니다. 아이폰을 도입하고 FMC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전향적인 행보를 보이면서도.. 3G 데이터망에서 인터넷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미 연방통신위원회의 망중립성 결정에 따라 AT&T가 와이파이망뿐만 아니라 3G 데이터망에서도 인터넷전화 사용을 전격 허용했거든요.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2009년 한해 동안 KT가 보여준 모습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합니다. KT는 절대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거나.. 하더라도 생색만 낼거라고 했던 여러 가지를 올 한 해 동안 많이 보여줬네요. 물론 긍정적인 변화에 묻혀 보이지 않는 과거의 여러 모습이 한꺼번에 달라질 것이라 기대를 하지 않지만.. 내년에도 이런 변화의 기운이 전체 조직에 잘 스며들어,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많이 제공해 주길 기대해 봅니다.

KT의 변화가 SKT, LGT 등 경쟁사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이는데, 한국 통신업계의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 보길 기대합니다.


* 이 포스트는 이동통신의 미래를 위해 KT가 함께합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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