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외적으로 인터넷전화(VoIP)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LG데이콤의 myLG070이 매스미디어 광고를 시작하고, 1위 통신사업자인 KT에 태스크포스팀이 꾸려지는 등 서비스 확산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인터넷전화가 보편화 단계에 들어서고 다양한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는데, 본 글에서는 해외 동향을 살펴보고 국내 인터넷전화 업계가 참고해야 할 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보니지(Vonage)의 부상과 몰락?

1999년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는 다이얼패드라는 인터넷전화 열풍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당시 분당 천원이 넘었던 미국에 공짜로 전화를 걸 수 있는 서비스가 출현했으니 사람들은 너도 나도 헤드셋을 끼고 아는 사람한테 전화를 하면서 얼마나 신기해했던가? 하지만 미국의 닷컴 붕괴와 더불어 "광고를 기반으로 한 무료통화"컨셉의 다이얼패드 또한 몰락의 길을 걸었고, 사람들에게 '인터넷전화는 공짜이지만 음질이 떨어지고 헤드셋이 필요한 불편한 서비스'라는 이미지만 남긴 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렸다.

다이얼패드 이후 해외 VoIP 동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았던 곳이 보니지(Vonage)였다. 저렴한 정액 요금을 앞세워 기존 유선 통신사업자 가입자를 뺏어오는데 성공하고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거칠 것이 없어 보였지만, 최근 기존 통신사업자(특히 컴캐스트를 비롯한 케이블사업자)의 역공에 시달리며 이제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보니지(Vonage)를 가리켜 1.5세대 텔코, 디지털보이스라는 개념을 쓰는데 기존 텔코의 음성 서비스를 서킷(Circuit)망이 아닌 패킷(Packet)망을 통해 제공한다는 것이다. 신생 사업자가 기존 텔코와 동일한 서비스를 가지고 경쟁하기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카이프 생태계 구축과 정체...

스카이프(Skype)는 보니지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을 했지만 성공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스카이프는 회원간 무료통화 및 일반전화망으로 저렴하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스카이프아웃(SkypeOut), 그리고 음질이 깨끗하다는 입소문을 앞세워 현재 2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전세계 인터넷전화 사업의 절대 강자에 등극했다.

스카이프가 강자로 등장한 가장 큰 이유는 개발자 인터페이스(API) 공개를 통한 스카이프 생태계(Skype Ecosystem)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스카이프 엑스트라(Extras)라는 가시적인 성과물로 드러나고 있는데, 외부 개발자 또는 사업자가 스카이프를 통신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매쉬업(Mashup)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스카이프 회원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웹 비즈니스 진영에서 벌어지고 있는 웹2.0과 맞물려 스카이프는 단순한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아니라 통신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형국이다. 스카이프의 아성에 기즈모프로젝트(GizmoProject) 등 수 많은 사업자가 도전장을 던졌지만, 견고한 스카이프 생태계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스카이프에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H.323, SIP 등 인터넷전화의 표준을 따르지 않고 자체 개발한 P2P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VoIP 사업자와의 연동이 어렵다. 최근에는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통화량이 전 분기에 비해 줄어드는 등 정체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베이에 인수된 이후 웹서비스 진영을 대상으로 한 스카이프 생태계 구축 작업과 스카이프 프로(SkypePro) 요금제로 대표되는 기존 통신사업자의 트래픽을 뺏어오는 사업(일부 사람들은 이를 두고 Minute Stealer라 칭함) 사이에서 갈지자 행보를 보여 향후 스카이프 성장전략 자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웹서비스/소셜네트워킹으로의 침투 전략

최근 해외 VoIP 비즈니스 모델 중 급부상하고 있는 분야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Social Networking Service)로 대표되는 웹서비스 영역으로 VoIP가 깊숙히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는 하루가 다르게 자신의 세를 확대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의 경우 개발자인터페이스(API) 공개를 통해 외부 서비스를 페이스북에 접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이에 VoIP사업자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바로 젝스터(Jaxtr)이다. 잭스터는 "웹버튼 서비스"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콜버튼을 달아 놓고, 방문자가 콜버튼을 누를 경우 양쪽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상호 익명성을 보장해 준다는 점이다. 현재 웹에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 수 많은 종류의 컨텐츠가 올라가 있지만 실시간 통신을 보장하는 음성 컨텐츠가 전문한 실정인데, 자신의 연락처를 웹이라는 오픈 공간에 공개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잭스터는 서로의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고 실시간 통화를 할 수 있다라는 매력으로 스카이프 회원 증가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웹 기반 콜백 서비스로 스카이프를 겨냥하고 있는 자자(Jajah)도 버튼 서비스를 오픈하고 이 시장에 뛰어든 상태인데, 이 서비스에서는 익명성 보장에 프레전스(Presence) 기능을 더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 업체로 언급한 잭스터(Jaxtr), 자자(Jajah) 외에 장글(Jangl)이 있는데, 우스게 소리로 3J 패밀리로 불리고 있다. 이 업체들은 웹진영의 웹2.0에 비견되는 보이스2.0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는데, 기존 통신사업자의 보이스1.0이 주목하지 않는 웹서비스에 접목되는 통신 서비스를 겨냥하고 있다. 보이스2.0류의 서비스가 첫번째로 타겟으로 삼은 웹 서비스가 API를 공개한 페이스북이다. 스카이프(Skype)도 뒤늦게 마이스페이스와의 제휴를 통해 소셜 네트워킹에 인터넷전화를 접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결과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최근 구글이 개방형 소셜네트워킹 프로젝트인 오픈소셜(OpenSocial)을 시작하고 마이스페이스 및 중소규모 서비스가 합류하는 등  소셜네트워킹 서비스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여기에 VoIP 서비스를 접목하려는 노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핵폭풍, Mobile VoIP의 성공적 시장진입

해외에서 VoIP가 새롭게 접목되는 한 곳을 더 꼽으라면 단연 모바일 VoIP 분야이다. 기존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의 고정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이동전화 네트워크의 고도화로 인한 데이터 전송 속도 향상, 그리고 하드웨어 단말의 고성능화는 필연적으로 모바일 VoIP의 태동을 수반하고 있다.

스카이프(Skype)도 모바일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윈도우 모바일용, 노키아의 N800 타블릿용 프로그램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영국 이동통신 사업자인 쓰리(three)와 제휴하여 3스카이프폰까지 출시하고 있다.

모바일 VoIP 전문 서비스 업체도 등장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트루폰(Truphone), 프링(Fring), 기즈모5(Gizmo5) 등이 있으며, 스카이프에서 제공하는 API를 이용해서 아이스쿠트(iSkoot), 모비박스(Mobivox), IM+ for Skype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바일 VoIP의 가장 큰 특징은 음성통화 외에 인스턴트 메시징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프링(Fring)의 경우 회원간 무료통화, 저렴한 국가별 통화 외에 MSN 메신저, 구글토크, AIM, 야후메신저 등 대부분의 메신저 서비스와 연동되어 채팅을 즐길 수도 있다.

기존 이동전화 사업자는 모바일 VoIP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액 데이터 요금제 중 VoIP 이용에 대해서 별도의 이용료를 부과하거나, 트루폰으로 거는 전화에 대한 제한을 가하는 방법 등으로 서비스 확산 저지에 나서고 있지만 대세를 꺾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 제조업체인 노키아의 경우 이미 VoIP 어플리케이션 개발 장려를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고, 애플 아이폰은 내년 상반기에 외부개발자를 위한 API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구글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안드로이드의 경우 오픈 API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향후 휴대폰 단말기에서 다양한 VoIP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VoIP 서비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숨가쁘게 돌아가는 해외에 비해 국내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그 동안 중소규모 별정통신사업자가 주도하던 국내 인터넷전화 시장은 올해 중반부터 LG데이콤, 에스케이텔링크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기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상황이다. 새롭게 진입하는 사업자의 서비스를 보면 위에서 살펴본 보니지(Vonage)가 서비스하던 디지털보이스(Digital Voice) 개념 밖에 없다. 물론 VoIP 서비스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해외에서 시도되고 있고 각광을 받고 있는 웹서비스 접목, 모바일 VoIP 분야는 거의 전무한 실정으로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보이스 류의 서비스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만들어낸다기 보다는 기존 유선전화 트래픽을 인터넷전화로 옮겨와서 박터지는 싸움판으로 변할 것이고, 자본력이 없는 중소 별정사업자의 몰락은 불을 보듯 뻔한다.

보다 많은 VoIP 전문업체에서 웹서비스에 VoIP를 접목하려는 시도와 이제 태동하고 있는 모바일 VoIP 서비스에 진입함으로써, VoIP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한 때 다이얼패드로 국제VoIP 시장을 호령하고, 가장 우수한 유무선 인터넷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이기도 하다.


PS> 위 글은 블로터닷넷의 인터넷기획 특집에 '해외 VoIP 동향"으로 기고한 글이므로 무단으로 전제/복사를 금합니다. 블로터닷넷의 글은 여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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