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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VoIP 막는 한국, 국제적 망신 자초?

해외 VoIP News

by 버섯돌이 2008. 5. 9.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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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VoIP 전문 블로그인 VoIP & Gadget Blog에 따르면 한국이 미군 병사들이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할 때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전화(VoIP)를 막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군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미국 보니지(Vonage)의 정액제 상품을 구매해서 가족들과 통화하는데 쓰고 있다고 한다. 보니지의 무제한요금제(Unlimited Plan)은 한 달에 25달러를 내면 미국/캐나다 등에 공짜로 전화를 걸 수 있고, 미국 시내 전화번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 있는 가족이 시내전화로 미군 병사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보니지를 이용자들이 토론하는 공간인 보니지 포럼에 3월 말부터 미군 내 인터넷전화 사용이 안된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화가 되지 않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한 미군 이용자에 따르면 보니지가 인터넷전화 연결을 위해 이용하는 특정 포트를 한국 ISP가 막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게시판에는 한국의 이런 조치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고 있고,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주는 미군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는 비판의 글이 쇄도하고 있는 듯 하다.

미군 VoIP를 막은 것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작년 6월에도 미군에서 주로 이용하는 보니지(Vonage)가 국내 별정통신 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비슷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작년에도 이런 조치를 취했는데 미군 측에서 미국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이용한 걸 보면, 법의 문제로 이걸 계속 제한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인터넷전화(VoIP)는 일반전화망과 달리 거리의 제한이 없다.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어디서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많은 분들이 국내에서 가입한 myLG070 단말을 해외에 가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것도 현행 통신법에 따르면 불법(어떤 법 규정에 저촉되는 것인지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 주시길..)이라고 하는데.. 제도가 기술적인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적인 예라 생각된다.

필자는 최근 스카이프가 야심차게 내 놓은 국내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다. 이 요금제에 가입하면 스카이프인 번호를 하나 선택할 수 있는데, 물론 한국번호는 없다. 예를 들어 미국번호를 선택한다면 미국에 있는 사람이 필자에게 전화를 걸 경우, 미국 시내 또는 장거리 전화 요금만 부담하면 되고 국제전화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 현행 법규 상 한국에 사는 필자가 미국 번호를 가지는 것은 불법이 아닐까?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국내 업체가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요즘 전세계의 시내 전화번호는 쉽게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국내 070번호를 부여하고, 유료 부가서비스로 미국/중국/영국 등 해외번호까지 판매하는 것이 국내 통신법에서는 가능한 일일까?

아무튼 한국의 애매한 통신법으로 인해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은 항상 자체 검열에 시달려야 하고, 이로 인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인터넷전화 서비스의 출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진지하게 반성해 볼 일이다.

우리는 중국에서 자행되는 인터넷 검열에 혀를 내두를 때가 있다. "아니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검열을 한다 말이야?" 하지만, 이런 일이 터지면 한국은 중국과 동일하게 취급될 뿐이다. 아! 부끄러워라...

그런데, VoIP & Gadget Blog에 보여주는 미국 우월주의는 또 뭐야? 한국전쟁 때 미국이 피흘려 한국을 지켜줬는데.. 어찌 미국인한테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젊잖게 아래 사진을 기억하란다.

국내 인터넷전화의 폐쇄성은 세계적 추세에도 맞지 않고, 자라나는 새싹을 잘라 버릴 뿐만 아니라 조롱까지 받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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