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개발한 트위터앱은 안전한가요?

요즘 트위터 생태계를 둘러싸고 여러 잡음이 들려오는데, 마침내 전쟁 아닌 전쟁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지난 글에서 트위터의 가장 큰 경쟁자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아닌 트위터의 API를 이용해서 트위터 관련 어플을 제공하는 써드파티인 위버미디어일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트위터와 위버미디어 사이에 전쟁이 터지고 말았군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친히 실리콘밸리를 방문하여 페이스북의 마크주커버그, 애플의 잡스옹, 트위터의 카스톨로 등 IT업계 거물을 만나고 있던 그 순간에, 트위터는 위버미디어가 제공하는 위버트위터(UberTwitter)와 안드로이드용 트윗로이드 어플이 API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야 말았습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서 트위터는 헬프 센터에 이례적으로 두 어플의 정지 조치에 대한 소식을 전했는데, 운영 원칙을 위반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언급해서.. 수 많은 써드파티의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즉, 위버미디어의 두 앱이 왜 API에 접근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써드파티를 불안에 떨게 했다는 것입니다.

두 앱이 접근 정지된 자세한 이유는 소셜Q&A 서비스인 큐오라(Quora)를 통해 밝혀졌는데, 위버 미디어의 CEO인 빌그로스는 아래와 같이 3가지 이유와 조치내용을 밝혔습니다.

• 개인정보보호 : 위버트위터와 트윗로이드의 경우 140자가 넘는 글을 쓸 수 있도록 하는 http://tmi.me 라는 긴URL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기능 때문에 비밀쪽지가 공개된 공간에 노출되어 사생활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트위터에서 지적. 위버미디어는 트위터의 정지 조치 이후 이 기능을 삭제.
• 광고링크 : 위버미디어가 제공하는 위버커런트(UberCurrent) 서비스가 제휴 광고 링크를 자사 서비스 링크인 것처럼 변경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 위버미디어는 변경된 링크를 모두 삭제 조치.
• 상표권침해 : 위버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위버트위터(UberTwitter), 트윗업(TweetUp) 등이 트위터의 상표권인 트위터와 트윗을 침해. 위버트위터 서비스명을 위버소셜(UberSocial)로 변경.

이에 대해 트위터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인 맷 그레이브즈는 큐오라에 위버미디어가 트위터가 정한 API규칙을 위반해 왔고.. 2010년 4월부터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거듭된 논의에도 관련 사항이 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지 조치가 취해진 것이고.. 다른 써드파티들을 위해서라도 위버미디어가 관련 사항을 정책에 맞게 수정하길 바란다고 적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전해 드렸듯이 빌 그로스가 이끄는 위버미디어는 트위터 관련 어플을 연달아 인수하며, 전체 트윗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한 상태이고.. 1,700만달러 펀딩을 통해 기존 트위터 관련 비즈니스를 강화할 시점에 이런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트위터는 이런 제한 조치가 하루에도 수백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위버미디어의 경우 이용자수가 워낙 많아 헬프센터를 통해 직접 밝혔을 뿐이라고 하는군요. '오비이락'이라는 말은 이 때 쓰라고 있는게 아닐까요? ㅎㅎ

트위터가 써드파티의 반발을 무릎쓰고 자사 모바일앱을 계속 출시/업그레이드하고 있고, 트위터의 구멍을 메우는 서비스보다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곳에 써드파티가 집중하길 바란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치는 등 향후에도 트위터와 써드파티간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트위터 관련 앱 중에도 위버미디어가 정지당한 세 가지 이유에 해당하는게 상당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아직은 별다른 조치가 취해진 것은 없는 듯 합니다. 인기가 많아지면 제한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으니 API관련 규정을 미리 면밀히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트위터 생태계는 어떤 변화를 겪을까요? 일단 현재처럼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트위터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PS> 최근 미국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포스퀘어에 못지 않게 소셜Q&A 서비스인 큐오라(Quora)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런 내용이 올라오는군요. 질문/답변의 수질(?) 관리를 위해 무리한 회원 확장을 지양하고 있다는 소식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국내에도 수준높은 질문/답변이 오가는 사이트가 등장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