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스티브잡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날 새벽까지 작업을 하느라 늦잠을 자고 있는데, 평소 IT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는 와이프가 다급하게 스티브잡스의 사망소식을 전해서 잠에서 깼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전세계 통신 및 IT시장은 혁명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티브잡스를 멀리서나마 본 적도 없고.. 항상 해외 블로그를 통해서만 접했지만,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은 제 생활 곳곳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스티브잡스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정 포스팅'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한 것이 2006년 5월(벌써 5년이 넘었군요)인데, 스티브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은게 2007년 1월입니다. 제 블로그의 주제는 '인터넷전화'였는데.. 통신시장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가줄 인터넷전화가 통신사업자의 견제로 국내에서는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울분으로 블로그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아이폰의 등장은 가뭄 속의 단비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이통사가 모든 앱을 통제하던 통신사업의 패러다임을 '아이폰과 앱스토어의 조합'이 여지없이 깨뜨려 버렸기 때문입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인터넷전화도 그 혜택을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었는데.. 제가 아이폰 발표 후 처음으로 쓴 글인 '애플의 아이폰 출시, VoIP 미래는?'이라는 글을 통해 들뜬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지금 읽어보면 글이 참.. 촌스럽네요. 역시 자주 쓰다보니 글솜씨도 계속 늡니다.^^)
국내에서 아이폰을 이용할 수 없었던 아쉬움은 결국 아이팟터치(드디어 아이팟터치가 생겼다)로 이어지게 되고, 아이팟터치를 통해 다양한 인터넷전화 어플을 직접 이용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아이팟터치를 통해 인터넷전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앱을 이용해보면서 웹서비스로까지 관심이 확장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제가 인터넷전화를 거쳐 소셜웹 전문 블로거로 활동하는데 스티브잡스의 영향이 지대하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애플과의 첫 인연, 아이팟터치 1세대>
2009년 11월. 드디어 국내에도 아이폰 3GS가 출시되었습니다. 제 블로그의 첫 포스팅은 역시 아이폰에서 이용가능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된 것은 통신시장뿐만 아니라 웹서비스 패러다임 전체를 바꿔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통신과 웹서비스의 역사는 '아이폰 출시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도 무방할 정도로, 국내 IT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통신사 또는 제조사가 제공하던 앱을 수동적으로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에서 내가 원하는 앱(서비스)를 골라쓰는 시대의 도래, 애플이 (제한적으로) 개방한 API를 이용해서 수많은 앱(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면서 굳게 닫혀있던 국내웹의 빗장을 한꺼번에 풀어버리는 혁명적인 변화가 도래한 것입니다. 해외 블로그를 통해서만 접했던 혁신적인 서비스를 국내에서도 맘껏 이용해 보면서 이용자들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가고, 국내 웹서비스 사업자의 혁신 노력도 점차 가속회되었습니다. 2년 전과 비교해서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그 변화의 중심에는 아이폰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스티브잡스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고민하고 개발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봅니다.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이폰과 앱스토어가 열어제친 개방과 공유의 정신으로 무장한채.. 블로그를 통해 통신사업자를 압박(?)하고, 인터넷전화를 넘어 커뮤니케이션 변화의 새로운 흐름과 소셜웹의 거대한 힘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애플과 스티브잡스가 모든 것을 잘한 것은 아닙니다. 개방적인 듯 하지만 닫혀 있는 플랫폼에 대한 문제, HTML5를 비롯한 웹앱의 발전 속에 네이티브앱을 고수하고 있는 것 등에 대해서는 불만과 이견이 있지만... 스티브잡스와 아이폰이 있었기에 더 나은 대안을 고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점이 멀리서나마 직접 얼굴 한번 본 적도 없는 스티브잡스의 죽음에 헌정포스팅을 하는 이유입니다. 언론들은 스티브잡스 이후 애플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더 관심이 많은 듯 한데, 스티브잡스가 심어놓은 혁신이라는 나무에 물을 주고 가꿔서 꽃을 피우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스티브잡스 흉아.. 편히 잠드소서. 많은 사람들은 당신을 잊지 않을겁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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