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가 지나긴 했지만.. 충분히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2주 전에서 페이스북과 관련한 의미심장한 뉴스 있었는데, 프랑스에 기반을 둔 이동통신사인 오렌지가 페이스북과의 제휴를 통해 2013년 상반기를 목표로 새로운 통신 서비스인 '파티콜(Party Call)'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페이스북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페이스북이 직접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페이스북과 공식 제휴를 맺은 오렌지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먼저 주목해야 할 점은 파티콜은 IP에 기반을 둔 서비스는 아니라는 점으로.. 기존 음성통신망을 그대로 이용하는 그룹통화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인터넷전화(VoIP)라는 것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새로운 소셜통화(Social Calling) 경험 확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파티콜은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몰라도 페이스북 친구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서비스를 목표로 합니다. 아직도 음성통화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전화번호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한데.. 그냥 친구 이름을 누르면 통화가 연결되는 방식입니다. 저는 모바일과 소셜, 달라진 플랫폼과 새로운 소통방식이라는 발표자료에서 음성통화를 둘러싼 아이덴티티 전쟁(Identity War)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의 음성통화 자체도 IP망을 기반으로 하는 4G LTE 네트워크 환경에서 과연 전화번호가 필요한지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글로벌하게 보면 2G/3G 환경이 많기 때문에 급격한 방향 선회는 힘들겠지만, 오렌지가 페이스북과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통화 방식을 제시하고자 하는군요.
내용을 살펴보면 페이스북 이용자 중 오렌지 가입자가 있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과 전화번호를 연동해 두는 방식입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친구의 전화번호를 몰라도 걍 전화를 할 수 있는거죠. 통화는 기존 음성통신망을 그대로 이용하고 1:1통화뿐만 아니라 그룹통화까지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기존 음성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통신사업자가 다르거나 국경간 통화(국제통화)가 발생하면 정산료 등의 문제로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인데, 오렌지 가입자를 대상으로만 1차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오렌지가 공짜로 풀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어차피 자신이 투자해 놓은 망 내에서 이뤄지는 통화이니 원가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제 입장에서 보자면 그리 혁신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페이스북이 이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고 기존 통신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리라 예상됩니다. 사실 페이스북은 이미 스카이프와의 제휴를 통해 1:1 영상통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스카이프간 음성/영상통화 및 채팅도 가능한 상태입니다. 페이스북 앱의 형태로 페이스북 내에서 음성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는데.. 이동통신사인 T-Mobile은 작년에 이미 밥슬레드(Bobsled)라는 서비스를 선보인 적이 있는데, 페이스북의 사용 경험을 헤친다는 이유로 잠시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밥슬레드는 페이스북앱의 형태가 아니라 브라우저 플러그인 및 모바일앱의 형태로 계속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밥슬레드만 하더라도 페이스북이 공개한 API를 이용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비해, 오렌지가 제공하게될 파티콜은 페이스북과 제휴를 맺고 페이스북앱의 형태로 제공될 것이기 때문에.. 출시 후 통신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페이스북도 상당한 의욕을 가지고 있는걸로 보이는군요.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의 친구 상태를 통화 서비스에 좀더 접목하길 기대해 봅니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한테만 전화를 받도록 허용한다든지… 페이스북 채팅은 누구에게나 받을 수 있지만.. 음성통화의 경우는 친구를 제한하는 방식 등 말이죠.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받는 것은.. 생각보다 무섭거든요. ㅎㅎ
그런데.. 이번 양사의 제휴가 깔끔하게 마무리가 될지는 의문입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오렌지가 제안한 파티콜이라는 서비스가 미국의 스타트업 서비스를 도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는군요. 스타트업인 TeleSocial이 유사한 서비스를 오렌지에 이미 제안을 했고.. 여기에 파티콜이라는 서비스명도 이미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통신사는 왜 이러는걸까요?
국내 통신사들도 페이스북이 서비스를 제공하면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부심하지 말고.. 특히 카카오의 보이스톡과 같은 서비스를 막는데만 골몰하지 말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음성서비스를 내놓는데 노력을 경주해 보시기 바랍니다. 10년 후를 생각해 보면.. 젊은 친구들 중에 몇 명이나 전화번호로 음성통화를 하겠습니까? 외부에서 제안하는 혁신적인 안이 있으면 오렌지처럼 얌체짓도 하지 마시고… 그런 제안을 한 회사와 상생할 수 있는 통큰 형님의 모습도 기대해 봅니다.
PS> 다시 VoIP 산업에 뛰어들어야 할까요? ㅎㅎ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변하고 있으니 VoIP에만 집착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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