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유망한 산업으로 항상 이야기되던 분야 중에 전자책(이북)이 있는데..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듯 합니다. 해외에서는 아마존이 킨들이라는 이북 리더를 선보이며 이북이 오프라인 책 판매량을 넘어섰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이북 시장이 느리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성격 급한 분들은 해외에서 킨들을 구매해서 사용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게 되는데, 저도 이번에 기회가 있어 예스24가 출시한 이북 리더인 '크레마터치'를 써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단행본 책을 읽는 것보다는 해외의 IT블로그를 PC나 모바일 기기에서 보는 횟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이북 리더에 대해서는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책을 자주 읽진 않지만.. 손에 착착 감기는 온전한 책으로 읽어야 할 것 같은 선입견도 가지고 있고 말이죠.
구글리더를 통해 해외 IT 소식을 접하면서.. 종이가 아닌 '온라인 읽기'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는데.. 요즘 들어서는 PC를 통해 읽는 것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에서 보는 경우가 많아서, 이번 기회에 크레마터치를 통해 온라인 책읽기가 저한테도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실험해보고 싶은 욕심도 조금 생기네요.
그 동안 이북리더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아마존의 킨들이라는 녀석과 e잉크에 대한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도대체 e잉크가 어떤 정도인지가 제일 궁금하더군요. 아래는 크레마터치의 전원을 켜지 않은 상태인데.. 밝은 햇빛 아래에서 보고 e잉크가 뭔지 깨달았습니다. 종이책은 햇빗 아래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우 강한 햇빛에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크레마터치는 뭔가 선명해 보이고.. 책을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요?
내친 김에 작은 실험을 해봤습니다. 크레마는 예스24, 알라딘 등 국내 대표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한 이북(전자책)을 한 곳에서 모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안드로이드앱/iOS앱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크레마터치는 예스24가 만든 이북리더인데.. 크레마앱에서도 예스24에서 구매한 전자책을 볼 수 있더라구요.
왼쪽은 실내에서 크레마터치와 아이패드 미니에 전자책을 띄워놓은 사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아이패드 미니는 빛이 반사되어 있는걸 보실 수 있습니다. 오른쪽은 햇빛이 비치는 실외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보시는 것처럼 아이패드 미니에서는 책을 읽을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화면이 꺼진게 아니라 빛이 비쳐서 볼 수가 없는 상태인데… e잉크를 채택한 크레마터치는 햇빛 아래에서는 더욱 선명하게 보이네요. 이 정도면 야외에서 책읽는 재미 좀 있을 듯 합니다.
크레마터치는 예스24 스토어에 접속해서 이북을 구매할 수 있는데.. 현재 무료로 제공하는 이북도 2만권이 된다고 합니다. 노인과 바다, 오만과 편견 등 저작권이 만료된 고전을 공짜로 볼 수 있고 한국어 컨텐츠도 8천종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가서 검색해 보면 무료로 제공되는 것 중에 읽을만한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이용할 수 있는 메뉴를 볼 수 있는데 내서재, 전자도서관, 전자사전, 인터넷, 갤러리, 설정 메뉴 등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크레마터치는 안드로이드 2.3.4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와이파이만 제공합니다. 무료 또는 유료로 구매한 책은 내 서재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책을 구매한 다음 매번 동기화를 시켜줘야 구매한 책이 서재에 추가되네요. 추가된 책은 별도의 다운로드 버튼을 눌러줘야만 내용이 다운로드됩니다. 앱장터에서 앱을 구매/설치하면 자동으로 설치되는 것처럼 책을 구매하면 내 서재에 바로 추가되면서 다운로드까지 되면 좋겠습니다. 좀 아쉽네요. 출퇴근 지하철에서 크레마터치로 책을 읽으려면 집에서 미리 책을 구매해서 다운로드까지 받아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래는 크레마터치에서 책을 펼친 화면인데.. 화면을 플립해서 앞/뒤 페이지로 이동 가능합니다. 화면 아무데나 터치하면 이용할 수 있는 메뉴가 나오는데.. 목차/책갈피/메모한 내용으로 이동하거나, 새로고침, 책 본문 검색, 글꼴 설정, 책갈피 설정이 가능합니다.
책을 읽다가 인상적인 문구가 있어 나중에 메모를 남겨서 나중에 인용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경우도 있죠? 스마트폰에서 웹사이트에 있는 영역을 지정하듯이 손가락으로 인상적인 문구를 선택하면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자동으로 사전에서 뜻을 찾아주거나 메모/하이라이트/공유 메뉴가 나옵니다. 공유는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중 원하는 곳에 공유를 할 수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문장을 지정할 때 약간 버벅대는 느낌이 있고, 지정한 문장 외에는 내가 원하는 문구를 입력할 수 없다는 점은 무척 아쉽네요.
크레마터치를 통해 책을 읽을 때 글자크기, 글꼴, 줄간격과 여백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글꼴은 총 4종이 제공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서울한강체가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크레마터치 외관도 상당히 심플합니다. 위쪽에는 전원 버튼이 있고.. 아래쪽에는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USB 케이블 연결 부분과 외장 메모리를 넣어서 용량을 확대할 수가 있습니다. 크레마터치는 기본적으로 4GB 용량을 제공하는데.. 약 3,000권을 책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더 많은 책을 담고 싶으면 외장 메모리를 끼워 확장할 수 있습니다. 함께 제공되는 USB 케이블을 통해 충전을 할 수 있는데… 케이블만 보면 PC에서 연결해서 충전을 해야 하는 구조라 좀 아쉽습니다. 물론 요즘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스마트폰에서 공통적으로 쓰는 마이크로USB 포트라 스마트폰용 전원 케이블을 연결해도 되지만.. 왜 USB케이블만 제공하는걸까요? 원가절감?
다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USB 케이블을 PC와 연결하면 전원이 공급되는 것 외에 PC에 있는 PDF파일을 크레마터치로 옮겨서 볼 수도 있습니다. PC에 보관중인 PDF로 만들어진 유용한 자료가 있으면 크레마터치로 옮겨서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설명할 때 잠시 나왔는데.. 크레마터치에서는 인터넷 접속도 가능합니다. 800*600 해상도를 지원하는데.. 일단 제 블로그에 접속해봤는데.. 아래와 같이 보입니다. 제가 잠시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은 크레마터치로 인터넷접속하면 눈이 나빠지겠다는 것입니다. 화면 스크롤할 때마다 깜빡임이 너무 심하더라구요. 책을 읽을 때는 스크롤없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깜박거려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웹페이지의 경우엔 아래로 한 줄 스크롤이 될 때마다 깜박임이 있어서 오래 보기엔 힘들겠다는 생각입니다. 급할 땐 간단한 인터넷 서핑용으로 쓸 수도 있겠지만… 크레마터치는 원래 용도인 책 읽는 용도로 쓰는게 좋겠습니다.
크레마터치에서 눈에 띄는 기능 중의 하나가 전자도서관입니다. 우리 가족은 동네 도서관에 가서 공부도 하고 책도 자주 빌려보는 편인데, 크레마터치를 통해 도서관에서 이북을 빌릴 수 있다면 무척 편리하고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에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현재는 예스24의 전자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이나 단체의 도서관만 등록되어 있어 제가 이용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더군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에도 이북에 대한 수요가 분명 있을 것 같은데.. 가까운 시간에 시립 도서관의 책을 크레마터치에서 쉽게 빌릴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크레마터치를 며칠 써보니 야외에서는 정말 책을 보는 것과 같이 선명한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실내에서보다 실외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크레마터치인데.. 무게도 210g밖에 나가지 않아서 휴대하기에도 정말 좋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한 두개쯤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휴대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인데.. 책을 읽기 위해 크레마터치를 별도로 가지고 다닐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크레마터치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오프라인 서점이 아니라 결국 태블릿일까요?
책과 크레마터치를 나란히 놓아봤는데.. 느낌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손에 침 묻혀 가며 책장을 넘기고 형형색색의 팬으로 강조하며 읽어야 책 한권 읽었다는 생각이 더 강한데.. 그 동안 스마트폰을 통해 IT블로그 컨텐츠 소비에 너무 익숙해져서, 생각보다 빨리 이북에 적응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또 하나의 기기를 매일 들고 다닐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은 자신이 없네요. 아무리 가벼워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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