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만우절입니다. 해외 IT 기업들은 만우절을 기념(?)해서 자사만의 유머센스를 보여주곤 하는데… 구글이 가장 대표적인 곳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블록버스터급 만우절 프로젝트를 내놓았는데.. 제일 웃긴 녀석은 냄새를 검색하는 구글 노즈(Google Nose)입니다. 1,500만 Scentibytes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구글의 아로마 베이스에서 신속하게 관련 냄새를 검색해준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만우절의 유쾌함을 즐길 수 없는 곳이 있는데, 바로 국내 언론사들입니다. 그 동안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통해 제목 낚시질을 통해 버텨왔는데, 오늘 오후 2시부터 뉴스캐스트 대신 뉴스스탠드로 바뀌었습니다. 뉴스캐스트에서는 언론사에 관계없이 기사 단위로 컨텐츠 소비가 주로 일어난 반면, 뉴스스탠드에서는 언론사 단위로 컨텐츠를 소비하게 된것입니다.
이용자는 자신이 구독할 언론사를 선택해야 하고.. 언론사는 자사의 이름을 걸고 온라인 뉴스를 편집해서 네이버에 노출해야 합니다. 기존 뉴스캐스트에서는 제목에 따라 트래픽이 좌우되는 통에 선정적 제목 짓기 경쟁이 벌어졌는데.. 이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뉴스스탠드로 전면 개편되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내 언론사를 설정한 후 네이버 홈에서 기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뉴스스탠드로 이동해서 아래와 같이 언론사별로 편집된 화면을 보면서 기사를 읽어야 합니다. 이용자들은 이 과정이 상당히 귀찮고.. 다양한 뉴스를 접할 기회가 없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언론사 설정을 얼마나 할지 의문이고.. 네이버뉴스로 이동해서 뉴스를 소비할 가능성이 큽니다. 언론사들은 뉴스캐스트 시절에 받았던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날라갈 것이라는 공포(?)에 떨고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3월말까지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를 동시에 운영하며 과도기를 보냈는데.. 만우절인 오늘부터는 뉴스스탠드만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뉴스스탠드가 발표된 후 언론사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을까요? 저도 저간의 사정을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뚜럿한 대안을 마련하지는 못한 듯 합니다. 이용자들의 뉴스소비는 네이버 뉴스캐스트와 같은 포털이나 검색 등을 통해 주로 이뤄져 왔지만.. 최근 몇 년전부터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컨텐츠) 소비가 해외에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사는 웹사이트에 트윗버튼이나 좋아요 버튼.. 그리고 소셜댓글 기능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별 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자사 컨텐츠가 얼마나 많이 소비되는지.. 어떤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트위터에 공유된 기사에 링크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사 제목과 썸네일, 기사 일부를 보여줄 수 있는 트위터 카드 기능도 있고, 트위터 분석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상에서 인기있는 기사를 추출해서 더 많은 이용자에게 확산시킬 수도 있었을텐데, 뉴스캐스트에만 의존해서 나태하게 보낸 것은 아닐까요?
페이스북은 2년 전에 오픈그라프+타임라인앱을 선보였고.. 해외 언론사들이 제일 먼저 채택했습니다. 내 사이트를 방문한 이용자들이 기사를 읽거나 댓글을 다는 등의 활동 내역이 자연스럽게 페이스북에 공유되도록 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해당 기사를 읽을 수 있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페이스북을 연동했는데.. 이 기능이 해당 사이트에 구현되어 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뉴스스탠드가 전면화된 시점부터 언론사들이 이 기능에 관심을 많이 가질줄 알았는데.. 너무 조용하네요.
아직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컨텐츠 소비는 검색이나 포털에 비해 적을 수 있지만.. 그 비중이 점점 높아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뉴스스탠드 구독 이벤트만 벌일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한 컨텐츠 소비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를 좀 더 고민하는 언론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스탠드가 전면화된 날이 하필 만우절이라.. 이게 농담이길 바라는 분들이 많겠지만, 물은 엎질러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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