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6일 태터앤미디어헤럴드경제가 함께 진행하는 "파워블로거, IT 1등 기업에 가다"의 세번째 회사인 LG텔레콤에 다녀왔다. 요즘 "PC 그대로 인터넷을 폰을 즐겨라", "힘이 되는 3G" 라는 모토를 내걸고 오즈(OZ)를 출시한 LG텔레콤의 향후 전략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경쟁사인 SKT와 KTF는 3G의 킬러 서비스로 영상통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반해, LG텔레콤은 풀브라우징으로 대표되는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영상 통화 기능은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휴대폰에서 인터넷에 직접 접속할 수 있는 "오즈"의 전략이 훨씬 맘에 드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월 6,000원에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착한 요금제까지 곁들여 있으니 말이다.

간담회에서 가장 느껴졌던 것은 LG텔레콤에서 참석하신 분들의 숫자인데, 비즈니스 개발부문장이신 김철수 부사장님을 비롯해서 10명 가까운 분이 참석하셨다. 필자를 비롯해서 참석한 블로거가 9명인 걸 감안하면 굉장히 많은 분이 나와 주셨다. 이번 행사가 블로거 중심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까칠한 블로거'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인해 전술이라는 농담도 해 주셨지만, 야침차게 준비한 오즈 서비스를 블로거를 통해 널리 알리기 위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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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는 LG텔레콤이 브랜명으로 정한 "OZ"의 명명 에피소드로부터 출발해서, 향후 LG텔레콤이 바라보는 3G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동통신망이 가장 폐쇄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특히 요즘 이동 중에 인터넷을 이용하려는 욕구는 점점 커지고 있는데 SKT는 무선네이트, KTF는 쇼, LGT는 이지아이라는 이통사가 정한 관문을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고 무선인터넷 접속요금은 너무 비싸다. 물론 Wink주소를 통해 특정 서비스에 바로 접속하는 방법이 생겼지만 그리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이다.

LG텔레콤은 기존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볼만한 컨텐츠가 별로 없고, 이지아이와 같이 불편한 인터페이스가 대부분이고, 요금이 비싸다"고 진단하고, 오즈를 통해 이 세 가지를 해소하여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풀브라우징을 통해 기존 인터넷 컨텐츠를 그대로 볼 수 있고, 한시적이긴 하지만 월 6,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요금을 통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경쟁사가 WAP 기반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발생하는 막대한 매출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는 서비스이지만,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준다는 점과 국내 이통통신의 폐쇄성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오즈의 출현을 환영한다.

해외에서도 개방형 무선 인터넷을 향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구글은 개방형 휴대전화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출범시키며, 미국에서 진행된 700MHz 주파수 경매에 직접 참여하여 개방형 어플리케이션(open applications), 개방형 단말(open devices), 개방형 서비스(open services), 망개방(open networks)을 촉구해서 결국 FCC로부터 단말 및 어플리케이션 개방을 약속받았다. 최근에는 와이맥스(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무선 인터넷 서비스 회사에 5,000억원을 투자하며 무선망을 개방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오즈가 내세우는 풀브라우징은 국내의 꽉 막힌 무선 인터넷 시장에 숨구멍을 뚫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향후 외부 개발자에게 어플리케이션을 개방하고, MVNO가 도입되면 무선인터넷망도 개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필자의 질문에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MVNO의 경우 향후 제정될 법규를 충분히 검토해야 할 일이 남아 있고, 어플리케이션을 개방했을 때 트래픽 과다 발생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개방이라는 기본 개념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3위 사업자로서 개방이라는 마케팅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지만,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원칙이다. 이미 구글의 안드로이드의 API를 통해 휴대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선을 보이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오즈를 통해 이용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하면 섣부른 판단일까?

한편 오즈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리해 보면..

첫째, 풀브라우징이 능사는 아니다. 3인치 정도되는 휴대폰 화면에 PC화면을 그대로 옮겨 놓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가? 각 포털에서도 무선인터넷 전용 페이지를 만들었는데 왜 이용하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그 동안 무선네이트 등의 WAP 기반 서비스가 대세를 이루다보니 포털에서도 무선인터넷 전용 웹페이지를 잘 관리하지 않았단다. 그리고 3위 LGT가 찾아가서 포털에게 오즈를 설명해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했기 때문에 전용 페이지를 만들어 주지 않았다고 한다. 벌써 1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고, 나름 성공한 서비스 대열에 합류하고 있기 때문에 휴대폰 화면에 최적화된 포털 서비스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LGT 자체적으로 전용 페이지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아이폰 전용 구글 페이지가 있듯이, 오즈 전용 네이버 페이지가 출현하려나?

둘째, 오즈를 통해 인터넷을 접속해도 결재를 할 수가 없다면 반쪽짜리 서비스가 아닌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 부분은 아무래도 국내 웹 개발 환경을 탓해야 할 듯 하다. 국내 웹 개발에 엑티브엑스가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비스타에서 거의 포기한 엑티브엑스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웹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 부분은 LGT 관계자분들이 웹 개발자 진영에 꼭 전달해 달라는 후문...

셋째, 가입자가 아직 많지 않는데 인터넷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질문. LGT 관계자 말에 따르면 현재 오즈는 150만명 가입자(현재 가입자는 10만명)를 수용할 정도의 시스템 용량을 갖추고 있고, 속도 향상을 위해 데이터 용량을 줄이기 위한 변환 서버를 두고 있다고 한다. 다만, 현재 출시된 단말의 CPU나 메모리 때문에 지연 현상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LGT 관계자의 말이니 일단 믿을 수 밖에.. 단말업체에서 다른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정리하자면..

첫째, 나름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LGT의 스마트폰인 M4650은 현재 풀브라우징을 이용할 수 없는데, 향후 기존 판매된 것까지 포함해서 업그레이드 계획이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에서도 풀브라우징을 할 날이 머지 않은 듯 하다.

둘째, 이번에 출시된 풀브라우징 전용 단말이 아닌 일반 2G 단말기를 가진 사람도 오즈의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으며, 현재 4만명 정도가 가입된 상태라고 한다. 2G단말기(우리가 흔히 쓰는 휴대폰)를 가진 사람이 오즈 요금제에 가입하면 월 6,000원 정액에 이지아이를 맘껏 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풀브라우징에 비해 불편한 점이 있지만 뉴스나 기타 다른 정보를 이용하실 분은 오즈에 가입해서 요금 걱정없이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LG텔레콤은 6개월 동안 이용자의 무선인터넷 사용 패턴을 분석한 후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를 위한 요금과 적은 이용자를 요금을 분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향후에도 6,000원과 같은 착한 요금이 계속 유지되길 LG텔레콤 가입자로서 기대해 본다. 간담회 도중 올해 9월까지 오즈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의 경우 9월 이후에도 6,000원에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고 들은 것으로 기억되는데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신 LGT 관계자 분이 다시 한번 알려 주시길...

LG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이다. 어찌보면 "파워블로거, IT 1등 기업에 가다"라는 주제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SKT나 KTF는 기존 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수세적인 반면, 3위 사업자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해도 잃을 것이 별로 없다는 점, 특히 기존 무선인터넷 시장에서는 더욱 잃은 것이 없다라는 점에서 오즈와 같은 서비스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꽉 막힌 국내 무선 인터넷 시장을 뚫어줄 수 있는 시원한 청량제가 되어 이 분야에서는 꼭 1등 기업이 되길 기원한다. 그래야 이번 행사 취지에도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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