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가 자사의 이동전화 고객에게 VoIP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번들상품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한다. USA Today에 의하면 AT&T는 포틀랜드를 비롯한 14개 지역에서 3개월 동안 시범적으로 자사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자사의 VoIP 서비스인 CallVantage를 묶어서 판매하기로 했다. 원래 CallVantage의 가격은 한달에 24.99달러인데, 이번 묶음상품의 경우 5달러를 할인해서 19.99달러에 제공한다.

CallVantage 기본상품인 "AT&T Callvantage Service Plan"은 한달에 24.99달러를 내면 시내(Local)/시외(Long Distance) 전화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상품인데, 이번에 이동통신가입자에게 번들링으로 제공하게 된 것이다.

왜 AT&T에서 무선전화에 VoIP를 번들링해서 제공하는 것일까요? 기본적으로 현재 미국 내 유선(시내/장거리)전화 시장의 경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현재 미국 유선시장은 인수합병으로 인해 전통적인 RBOCs(Baby Bell)의 개념이 무너지고 있고, Vonage/Skype 등 VoIP 시장이 유선전화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기존 RBOCs는 자신의 고유영역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PSTN 라인을 깐 지역에서 독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VoIP 사업자의 출현으로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진행해왔던대로 지역 전화 사업자를 인수합병해서 서비스 커버리지를 늘리면 되겠지만, 그 동안 너무 많은 돈을 인수합병에 투자했기 때문에 그런 여유가 없습니다. 자신의 텃밭에서는 Vonage, Cableco를 비롯한 VoIP 사업자 때문에 매출 감소로 고통받고 있으니 경쟁사의 영역에 진출해야 하는데, PSTN 라인을 깔아서 진출하기보다는 VoIP로 경쟁사의 텃밭에 진출하고자 하는 전략인 것입니다.

AT&T를 비롯해서 여러 통신사업자는 전국적인 이동통신망(Cingular Wireless) 및 영업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PSTN 라인이 깔려 있지 않은 다른 지역에서 이동전화+VoIP 번들 상품을 개발해서 기존 자사 이동통신 영업망을 통해 경쟁사의 트래픽을 빼어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이번에 AT&T에서 번들상품을 론칭하는 지역인 포틀랜드는 Qwest가 독점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이고, 뉴저지의 경우 Verizon이 독점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인 것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여튼 분명한 사실은 Vonage, Cableco 등 VoIP사업자가 자신의 텃밭인 시내/시외 시장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로 인한 가입자 및 매출 감소를 경쟁사의 텃밭에 VoIP번들 상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AT&T의 경쟁자인 Verizon에서도 머잖이 이런 류의 번들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군요.

국내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게 진행되고 있는데, Hanaro/Dacom/SKTelink 등의 후발시내전화사업자가 PSTN망을 깔지 않고 VoIP를 통해 KT 시내전화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고, KT의 경우 아직 VoIP의 전면적인 도입을 꺼리고 있지만, 적어도 기업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VoIP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내에서도 VoIP를 번들링한 상품의 출시가 멀지 않은 느낌인데, 거대 기간통신사업자가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에, 기존 VoIP사업자가 시장에서 의미있는 가입자 및 서비스를 확보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아래는 미국 Telco의 인수합병 현황 및 지역에 대한 내용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BOCs in USA

RBOCs in US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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