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렸던 애플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WWDC에서는 차세대 모바일 OS인 iOS5와 아이클라우드(iCloud), 그리고 차세대 맥운영체제인 OSX 라이언 등 관심끌만한 아이템이 많았습니다. 물론 기대했던 아이폰5는 역시나 발표되지 않아 이전보다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iOS에 추가된 두 가지 기능에 주목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첫번째는 iOS5에 트위터가 OS레벨에서 통합되었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애플이 새롭게 선보인 아이메시지(iMessage)입니다.
아이메시지는 iOS5가 설치된 단말인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에서 이용자간에 공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요즘 국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카카오톡이나 올해 SXSW에서 주류 서비스로 떠오른 그룹미, 벨루가 등의 그룹메시징 서비스를 애플이 OS차원에서 직접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이번 WWDC에서 애플은 아이폰/아이팟터치/아이패드 등 iOS 기반 스마트기기를 2억대나 팔았다고 발표했는데, 2억대의 단말 사이에 공짜 메시지가 가능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이 서비스는 와이파이망뿐만 아니라 이통사의 3G망에서도 제공되기 때문에.. 카카오톡과 같은 그룹메시징 서비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통신사에게 또 다른 위협을 가할 것이 확실해 보이는군요. 사실 애플은 동영상 통화가 가능한 페이스타임도 직접 제공하고 있지만.. 통신사와의 마찰을 우려해서 와이파이망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아이메시지는 3G망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 것입니다.
애플이 아이메시지를 발표하자마자 구글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독자적인 메시징앱을 제공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85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스카이프는 음성/영상통화뿐만 아니라 텍스트채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므로 맘만 먹으면 윈도우폰7에 그룹메시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이고 말이죠.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앞서 세계 최대 소셜웹 서비스인 페이스북은 그룹메시징 서비스인 벨루가(beluga)를 인수해서 소셜커뮤니케이션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고 말이죠.
또한 국내 통신사인 KT도 메시징과 소셜웹 서비스를 결합한 올레톡을 출시했고.. LG유플러스는 이미 이와 유사한 와글을 이미 출시한 바 있으며, SK텔레콤도 RSC기반의 무료문자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있고 말이죠.
그야말로 메시징 서비스는 카카오톡과 마이피플, 페이스북(벨루가) 등 인터넷 서비스 진영,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트의 모바일OS진영, KT/S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 진영 등 모든 사업자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아이메시지를 통해 그룹메시징 시장에 뛰어든 것을 두고 통신사업자의 SMS 수익에 영향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과 iOS단말 사이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카카오톡 등에 비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듯 합니다.
제 생각엔.. 아이메시지의 성공 여부보다는 왜 이렇게 많은 사업자들이 그룹메시징 영역에 뛰어드냐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이는 기존 음성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패턴이 텍스트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무게중심이 급속하게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고, 모든 사업자들이 이를 대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통신사들은 기존 SMS수익을 갉아먹는 그룹메시징 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변화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패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서비스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통신사가 출시한 올레톡이 와글의 경우 단순한 메시징앱을 넘어 자체적인 SNS를 구축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기존 소셜웹 서비스와 적극적인 연동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점입니다. 선두업체인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은 메시징 기능에만 집중되어 있는데, 향후 어떤 기능을 추가할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PS> 올레톡과 카카오톡의 경우 휴대폰의 주소록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앱만 설치하면 휴대폰의 주소록을 검색해서.. 주소록에 등록된 친구(전화번호)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체크해서 친구 추천해 주는 방식입니다. 이 서비스의 장점은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전화번호가 없는 단말에서의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고.. 특히 웹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전화번호가 할당되지 않는 태블릿 등 스마트 디바이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모바일뿐만 아니라 웹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픈 욕구도 많은데, 왜 주소록 기반 서비스를 고집하는지 이해가 안되는군요.
카카오톡은 회원수가 이미 1,500만명을 돌파했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를 변경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듯 한데, 올레톡은 런칭할 때부터 별도의 아이디체계를 갖췄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으로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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