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전화 서비스이자 마이크로소프트에 85억달러라는 거액에 인수된 스카이프가 그룹메시징 서비스 선두주자 중의 하나인 그룹미(groupme)를 인수했다고 합니다.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8천5백만달러(약 93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군요. 그룹미가 작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신생 서비스임을 감안해 본다면 엄청난 투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룹미는 그룹메시징 서비스입니다.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가입(현재는 한국번호로도 가입이 가능)하며.. 그룹메시징뿐만 아니라 1:1 채팅도 가능해졌군요. 이 소식을 듣고 안드로이드용앱을 설치해봤는데, 제 주위 분 중에는 설치하신 분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작년 말부터 음성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텍스트 기반으로 급속히 이동 중이라는 주장을 펼쳐왔고, 스카이프의 기존 인스턴트메시징이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스카이프가 드뎌 그룹메시징에 본격 진출하게되었습니다. 이번 인수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위에서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패턴이 음성에서 텍스트로 급격하게 이동 중입니다. 아직도 음성통화를 많이 쓰시는 분은 뭔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트렌드를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국내에서 카카오톡과 마이피플 등이 가뿐하게 천만 이용자를 넘어서고 있고, 애플의 아이메시지, 구글의 구글플러스 허들, 페이스북 메신저까지 등장했습니다. 통신사들도 SKT를 제외하고 모두 뛰어든 상황이며, 삼성전자도 9월에 있을 IFA에서 메시징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룹미 입장에서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까지 뛰어든 그룹메시징 시장에 부담을 느끼고, 스카이프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든든한 원군을 얻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해외진출은 생각하지도 않은 다음 마이피플은 상관없지만.. 해외에서 승부수를 띄우려는 카카오톡 입장에서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딜이네요.
구글이 구글플러스를 선보이며 페이스북을 정조준했을 때.. 페이스북이 맞불을 놓은 것은 스카이프와의 제휴를 통한 영상통화 서비스였습니다. 스카이프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은 반구글 동맹의 최전선에 서 있고, 페이스북의 영상통화 서비스는 나름 화룡점정이라 할만 합니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을 보면 이상하게 돌아갑니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메신저를 전격 출시했고(여기엔 아직 음성기능이 없습니다) 스카이프는 그룹미를 인수하며 그룸메시징 서비스에 뛰어들었으니 말이죠. 양사가 유선웹 분야에서는 협력하고 있지만 모바일 시장에서는 정면충돌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항간에는 스카이프가 VoIP 서비스 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도는 등 페이스북-스카이프(마이크로소프트) 제휴 관계가 계속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스카이프를 제외한 바이버, 프링, 님버즈 등의 몸값이 올라갈 가능성도 클 듯 합니다.
사실 페이스북과의 붙잡아서 윈도우폰7에 소셜레이어를 구축해야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장이 더 다급할 것 같은데, 페이스북을 자극할지도 모를 그룹미를 인수했는지 약간 의문입니다.
스카이프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었을 때 스카이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두고 여러 전망이 있었습니다. 85억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제품에 스카이프 음성을 결합하면 본전을 뽑는다는 견해도 있었고, 윈도우폰7과 엑스박스 등 컨슈머 디바이스에 적용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다는 의견도 있었고 말이죠. 물론 두 군데 모두 집중한다는 의견도 있죠.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즉, 스카이프의 아이덴티티가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죠. 오히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벌어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스카이프의 음성에 그룹미의 그룹메시징이 향후 윈도우폰7의 디폴트 서비스로 제공되고 애플의 아이메시지/페이스타임, 구글의 구글플러스 허들/구글토크 음성에 대항하리라는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이후에 스카이프는 마이크로소프트 내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하게 될까요? 음성 플랫폼이 되어 외부 사업자가 스카이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정도로 확장될까요? 아니면.. 윈도우폰7의 디폴트 음성/메시징 서비스로만 그치고 나머지 역량은 기업용 시장에 투여될까요? 그룹미 인수는 이 부분을 더욱 미궁 속으로 빠뜨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튼 그룹메시징 전성시대이고.. 음성이 아직도 주수익원인 통신사업자에겐 큰일입니다. 당장 음성수익이 큰 폭으로 줄진 않겠지만.. 통신사업자들도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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