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9일 수요일에 태터앤미디어와 헤럴드 경제가 같이 하는 "파워블로거, IT기업에 가다"의 마지막 일정으로 국내 3G 이동전화 1위 사업자인 KTF에 다녀왔다. 요즘 쇼(Show)를 앞세워 3G 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죠..뭐 2G 시장에서는 SKT에 밀려 만년 2등에 머물렀던 설움을 3G 시장에서 뒤집고자 하는 열정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듯 하다.

지난 주 수요일은 전세계에 3G 아이폰이 출시되기 이틀 전이다. 3G아이폰이 22개국에서 동시에 출시되었지만 아쉽게도 한국은 그 목록에 올라있지 않다. 그런데 KTF가 아이폰을 도입하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익히 알고 있기에, 이 날 행사에 참석한 블로거들의 관심은 온통 아이폰에 집중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단 아이폰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 보자. 아이폰에 대한 블로거들의 집요한 질문에 KTF 담당자분이 공식적으로 내 놓은 답변은 "아이폰은 실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실체가 있다는 것은 디자인과 실장성이 있어야 하고, 단말 제조사의 개발 리소스를 활용하는 프로젝트 리더가 있어야 하고, 하드웨어 스펙과 서비스가 확정되어야 하는데.. 3가지 모두가 없기 때문에 아직은 실체가 없는 이야기라는 주장이다. 애플과의 협상에서 똑부러지게 확정된 것이 없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아니 많은 것이 확정되어 있지만 협상이 완료되기 전에 섣불리 발표할 수 없는 고충을 오히려 이해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위 사진은 칫솔님 블로그(Chitsol.com)에서 가져 왔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왜 KTF는 아이폰을 도입하려고 하는가?"이다.  작년부터 전세계 이동통신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곳은 일견 이동통신과 별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는 애플과 구글이다. 애플은 작년에 2G 아이폰을 공개하고 올 3월에는 아이폰2.0을 발표하면서 SDK를 공개하고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구글 또한 안드로이드(Android)라는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이동전화에 새로운 질서를 만드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두 회사가 이동전화 시장을 뒤흔든 결과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의 최강자인 노키아는 오비(Ovi)라는 서비스 플랫폼을 발표했고, 안드로이드에 대항하기 위해 잘 나가는 심비안을 오픈소스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으로 통신산업은 서비스 사업자가 주도권을 쥐고 단말기 생산 업체를 컨트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이동통신 사업자는 이런 경향이 더욱 짙은데, 현재 국내이통사들은 휴대폰을 납품받을 때 사업자의 음성 외 다른 소리는 통화용 스피커를 못 쓰도록 막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물론 인터넷전화의 확산을 막기 위한 꼼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이동통신 경쟁에 새로운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통신 서비스 사업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영역에 휴대폰 생산업체가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노키아도 오비(Ovi)를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어플리케이션의 유통 경로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통신사업자가 자신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만 제공했지만.. 이제 3G 아이폰 이용자들은 앱스토어(App Store)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골라 설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3G 아이폰이 출시 3일만에 1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을 통해 실상을 알 수 있을 듯 하다. 이용자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500개가 넘는 서비스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1달러에서 99달러에 이르는 유료 서비스도 많다.

이런 이동통신을 둘러싼 극적인 환경변화를 고려해 볼 경우 "아이폰은 실체가 없다"는 KTF의 답변은 뭔가 답답하다. 혹시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했던 것처럼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만 고르려 하는 것은 아닌지, 또는 아이폰을 단순히 인터페이스가 편리한 예쁜(?) 휴대폰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국내에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것은 이런 전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극적인 변화를 한국에 적용해서 실험하겠다는 KTF의 의지가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국내 3G시장은 KTF가 영상통"를 앞세운 "쇼(Show)"를 통해 열었지만, LGT가 내세운 모바일 인터넷을 표방한 오즈가 왜 잘나가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KTF가 진정 3G 시장의 1위가 되고 싶다면 아이폰을 통해 한국 이동통신 시장의 구조를 앞장서서 깨뜨리는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 이 때 아이폰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영원한 맞수 SKT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어제부터 애플이 한국 어카운트 메니저를 뽑는다는 소식이 있고, 이는 국내 이통사와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진입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 대상이 KTF가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여튼 빨리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되길 기원한다.

사실 필자는 KTF를 한번도 이용해 보지 못했다. 쭉 SKT만 쓰다가 작년에 LGT로 번호이동을 했기 때문에 KTF에서 제공하는 구체적인 서비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최근에 방송된 아래 광고는 정말 너무 웃기고 공감이 간다.(그렇다고 공대 출신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KTF 간담회에 다녀온 기념으로 이거라도 블로그를 통해 광고를 해 드려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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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자
    2008.07.18 18:40

    유럽에서 3G 서비스를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넘었지만 그래도 계속 GSM으로 계속 가고 있는것에 KTF도 첨부터 주목했어야 한다고 생각함 결국 사람들은 영상통화 어쩌구하는거 지금은 그렇게 필요하지 않음 차리리 비지니스맨들 타겟인 스마트계열에서 성장이 더 보이는거 보면 이메일 사용가능하게 하는 단말기 서비스가 더 중요하다는거겠지

  2. Favicon of http://www.tartarus.kr/ BlogIcon Tartarus
    2008.07.19 06:57

    아이폰이 한국에서 출시되어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쓸지도 의문이네요.
    아이폰 가격도 그렇고 여러가지 이유에서
    구입자와 사용자는 소수 매니아층에 국한될거 같은데.....

    • Favicon of http://mushman.co.kr BlogIcon 버섯돌이
      2008.07.20 23:07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어차피 이통사에서 보조금 정책 또는 약정 할인을 쓸 거니까 가격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아이팟터치를 쓰고 있는데.. 통화까지 가능한 아이폰이라면 정말 괜찮을 듯 한데요.. 특히 최근 애플에서 오픈한 앱스토어를 통해 여러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서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의외로 아이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요?

  3. dew
    2008.07.19 10:14

    아이폰 들어온다면, 사고싶은데......휴
    ktf라서 망설여진다........

    • Favicon of http://mushman.co.kr BlogIcon 버섯돌이
      2008.07.20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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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F 내부적으로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겠지요.. 일단 출시될 때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4. Favicon of http://www.joos.pe.kr BlogIcon JooS
    2008.07.19 13:12

    국내 통신사에서 아이폰이 나온다고 해도 걱정입니다. 아이폰 출시가 끝이 아니라 시작인데, 국내 통신사가 아이폰을 얼마나 이해하고 준비를 하고 있을지.

    • Favicon of http://mushman.co.kr BlogIcon 버섯돌이
      2008.07.20 23:09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해외에서 출시된 것과 동일한 기능을 가지고 나와야 할텐데.. 정말 저도 걱정입니다. 기능 중 일부라도 짤린다면 차라리 출시되지 않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