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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용 스카이프를 막는 이통사, 도대체 무슨 권리야?

해외 VoIP News/Mobile VoIP

by 버섯돌이 2009. 4. 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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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출시된 아이폰용 스카이프(Skype for iPhone)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사가 스카이프 사용을 금지해서 이용자로부터 분노를 사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용 스카이프는 애플과 AT&T의 초기 협약에 따라 이동통신의 3G망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고.. 오로지 와이파이(WiFi) 망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3G망에서 스카이프를 비롯한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사용할 수가 있게 되면.. 이동통신사의 주요 매출원인 음성 서비스와 충돌이 나기 때문에 와이파이망에서만 사용 가능하도록 제한한 상태이다.

그런데.. 독일의 도이치텔레콤(이동통신 자회사로 T-Mobile을 가지고 있으며 독일 내 아이폰을 공급 중이다)은 자사의 이동통신망뿐만 아니라 와이파이 핫스팟에서도 아이폰용 스카이프 이용을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미 독일의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아이폰용 스카이프가 가장 많이 다운로드되었는데도.. 조만간 아이폰에서의 스카이프 사용을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하니.. 정말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T-Mobile이 인터넷전화를 얼마나 싫어하는지(경계하는지)에 대한 여러 사례가 있는데, 최근에는 또 다른 아이폰용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SIPGate의 사용을 금지해 달라는 요청해서 독일 법원이 받아들인 사례가 있고, 영국에서는 한창 인기를 끌어가고 있는 트루폰(Truphone)과의 상호접속을 거부했다가 시정명령을 받는 등 인터넷전화를 죽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정말 웃긴 것은 미국 내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G1을 출시해서 나름 짭잘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사실인데..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도 인터넷전화 어플리케이션이 다수 출시가 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스카이프는 올 초에 있었던 CES에서 안드로이드용 스카이프 어플리케이션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자신이 힘이 있는 곳에서는 인터넷전화를 금하고.. 자신이 힘이 없는 곳에서는 다른 이통사를 공격하기 위해 안드로이드폰을 선도적으로 출시하는 등 정말 이중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가 쓰는 유선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가 우리에게 특정 어플리케이션이나 단말기를 쓰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은 현재로서 상상을 할 수가 없는 상태이다. 내가 스카이프 와이파이폰을 쓰던.. 노트북에서 스카이프를 쓰던.. 트위터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PC에 설치하던 나 맘대로 할 수 있다. (물론 유선 초고속 인터넷에서도 국내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려면 망제공사업자에게 망이용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조항이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왜 모바일 인터넷망을 사용할 때는 사업자가 정한 단말과 사업자가 정한 어플리케이션을 써야 하는 것일까? 사실 애플의 아이폰+앱스토어 모델은 이런 문제를 일거에 날려버린 비즈니스의 혁명이다. 어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를 통해 누구나 어플을 판매하거나 구매해서 사용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동통신사의 주요 매출원인 음성을 위협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VoIP)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전 세계적인 현실이다. 애플은 AT&T와 3G망이 아닌.. 와이파이망에서만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타협을 한 상태인데.. 아이폰용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이동 중에도 자유롭게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이용자들의 욕구가 점점 더 높아질 전망이다. 왜 3G망에서는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인가? 법적인 문제가 있을까? 아니다. 현재는 이통사의 장삿속 외 뚜렷한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 문제는 국내에서도 조만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두 통신 공룡인 SKT와 통합 KT 모두 어플리케이션 장터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즉, 이통사가 선별한 어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써드파티가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을 이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 그 어플리케이션이 인터넷전화(VoIP)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도 국내 이통사들은 인터넷전화 어플리케이션이 휴대폰의 통화용 스피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소극적인 방어를 하고 있는 상태(현재 스마트폰에서 스카이프를 이용하려면 이어셋이 있어야만 한다)인데, 국내외적으로 분출되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에 대한 욕구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 골머리를 싸메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KT가 국내에서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우리는 아이폰용 스카이프를 사용할 수 있을까?없을까? 만약 스카이프를 비롯한 모바일 인터넷전화의 사용을 막는다면 그 근거는 무엇일까?

이제 우리도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 및 답변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정책 당국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이통사의 이익이 아니라.. 바로 일반 이용자의 통신 편의 증진이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앞으로 지켜보도록 하자.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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