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드디어 인터넷전화 단말을 출시하고 국내 인터넷전화(VoIP)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LG 데이콤의 myLG070의 가입자가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인터넷전화 시장이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자, 더 이상은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그런데 KT에서 내 놓은 인터넷전화 상품을 보면 여러 가지 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단말기를 살펴보면 myLG070이 채택하고 있는 WIFI를 겨냥해서 DECT방식의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통화 품질 문제와 밧데리 발열 문제를 문제 삼고 있다. 어차피 인터넷전화(VoIP) 방식인데 기술적으로 얼마나 통화 품질이 차이가 날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여튼 경쟁사보다 통화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건 KT가 자사의 일반전화망과 경쟁사의 인터넷전화를 비교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인데, 같은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DECT 대 WIFI를 가지고 통화품질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별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스카이프의 경우 이미 WiFi방식을 채택한 벨킨폰이나 DECT방식을 채택한 필립스의 VoIP841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데, 통화 품질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평가는 들어보지 못했다.

KT(www.kt.com)는 인터넷전화의 통화 품질을 개선한 KT 인터넷전화기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KT 인터넷전화기’는 Wifi 방식에서의 통화 품질 저하와 밧데리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7GHz의 깨끗한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DCP(Digital Cordless Phone) 방식으로 설계하여, 인터넷전화 품질을 집전화 수준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KT 인터넷전화기’는 5.08cm 컬러 LCD를 탑재한 핸드셋, 베이스, 충전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발신번호표시(CID), 문자메시지 (SMS), 주소록, TV 리모콘 기능 등을 제공하여,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한가지는 이번에 출시한 단말이 인터넷전화와 일반전화를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폰 방식이라는 점인데, 의도적인지 알 수 없지만 그다지 강조를 하지 않고 있다. 즉, 이번에 KT에서 출시한 단말은 인터넷망에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와 일반전화 회선을 꽂을 수 있는 걸 동시에 지원한다. 흔히 정전이 되거나 인터넷망에 장애가 생겼을 경우 일반전화망으로도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게 마련인데, 이것은 기존 전화망을 보유하지 않은 스카이프 같은 곳에서 내세울 수 있는 전략이다. 위에서 살펴본 필립스의 DECT폰이 듀얼폰이다.

그런데 KT가 듀얼폰을 출시했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른데, KT집전화를 계속 유지하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KT인터넷전화를 구매하면 기존 집전화를 해지해야 하는데, 인터넷망이 불통되거나 정전을 대비해서 집전화도 계속 유지하라는 뜻이 되는 것이다. myLG070이 집전화를 대체하겠다는 전략인데 비해, KT는 기존 집전화 시장도 지키면서 인터넷전화를 방어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 이번에 출시한 단말기에서 묻어난다.

KT가 출시한 요금제도 그렇다. 일단 myLG070의 세력확대에 혁혁한 공을 세운 망내 무료통화는 없다. 필자도 무분별한 무료통화가 사업자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경쟁사가 망내무료통화를 통해 시장 석권을 노리는 점을 감안한다면 KT 인터넷전화의 경쟁력에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 전화망이나 KT 인터넷전화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면 3분에 39원을 내야 한다. 이동전화에 거는 요금도 경쟁사인 데이콤에 비해 비싸다. 요금을 놓고 봐도 인터넷전화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보다는 기존 일반 전화 시장을 지키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는 듯 하다. 물론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할인을 해 준다고 하는데, 데이콤 등의 경쟁사도 결합상품 가입 시 할인이 되기 때문에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

KT 민태기 차세대마케팅담당 상무는 “이번에 첫 선을 보인 KT 인터넷전화기는 깨끗한 통화 품질이 강점이며, 시외 및 국제통화가 많은 고객은 싼 요금의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이용하여 가정의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단말기나 요금을 살펴보면 경쟁사에 비해 그다지 나은 것이 없어 보인다.

KT인터넷전화 서비스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해 봤는데, 인터넷전화 메뉴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도 힘들다. 결합 상품 메뉴에서 인터넷전화 내용을 찾을 수 있었는데, 놀랍게도 '메가패스+집전화+인터넷전화'이다. 집전화를 안 쓰려고 인터넷전화를 신청하는 것인데 같이 쓰라니.. 역시 위에서 살펴본대로 듀얼폰을 출시한 KT의 의도가 정확하게 묻어난다. 이것 외에 인터넷전화와 관련된 내용을 찾던 중에 매가패스 홈페이지 내에 http://ktvoip.megapass.net/가 있다. 내용을 살펴보니 이번에 발표한 것과 거의 동일한데.. 이렇게 구석에 숨겨 놓으면 일반 소비자는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

이번에 KT가 발표한 인터넷전화 상품은 myLG070을 비롯한 경쟁사들로부터 자사 집전화를 구하기 위한 것 외에 공격적인 내용이 별로 없어 보인다. 현재 욱일승천하고 있는 데이콤의 기세를 과연 꺾을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그래도 경쟁사는 KT를 예의주시하는데, 전국에 깔린 전화국의 영업력이 가장 무섭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별로 실속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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