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국내 인터넷전화(VoIP)에도 회오리가 휘몰아칠 징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제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지난 10월 3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인데.. 번호 이동 개시 두 달 만에 2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번호 이동 신청을 했다고 한다. 지난 11월 30일 기준보다 2배 이상 많은 사람들이 번호이동 신청을 했고..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인데.. 기존 유선전화 시장이 인터넷전화 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과 관련해서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KT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번호이동 시장에서는 4위를 기록 중인데.. 아직도 기존 유선전화 중심의 집전화 시장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소 2,000만명의 집전화 시장을 유지하면서.. 인터넷전화 시장에는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KT의 전략이 완전히 빗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 광남일보)
SK텔레콤에 밀려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의 지위를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KT가, 인터넷전화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는 유선전화 시장에서도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KT의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이석채 사장이 칼을 빼들었는데..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인터넷전화'를 제시했다고 한다.
이 내정자는 또 BT모델을 예로 제시하며 적극적인 벤치마킹을 요구했다. KT의 한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영국의 BT는 IT를 통해 국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부여했다고 지적하며 우리도 이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BT는 우리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대역통합망(BcN)과 유사한 21세기 네트워크(21CN) 사업을 통해 '올(ALL) IP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광대역과 음성서비스를 결합한 차세대 서비스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출처 : 서울경제)
KT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BT의 모델은 본 블로그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리빗(Ribbit)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사실 21CN 모델이 망을 개방하는 등 신선한 시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부에 개방된 통신과 관련된 API가 너무 어려워(?) 외부 개발자가 적극 활용했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BT가 리빗(Ribbit)을 인수한 것은 리빗이 표방한 '통신과 웹의 결합'과 이를 이루기 위한 손쉬운 API, API에 열광하는 수 만의 개발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원래 리빗(Ribbit)이 추구했던 바를 BT가 그대로 계승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지만.. 개방형 통신플랫폼의 구축, 웹과 통신의 결합이라는 근본 가치는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T가 BT의 모델을 벤치마킹한다는 것은 위의 의미를 가져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여전히 존재한다. 정말 KT가 BT의 전략을 국내에도 적용한다면.. 국내 통신 생태계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현재 인터넷전화 1위 사업자인 LG데이콤을 비롯한 통신 사업자들도 미래를 대비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기존 집전화를 인터넷전화가 대체하는 것을 뛰어넘는 웹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할 것이고.. 인터넷전화망을 보유하지 않은 다양한 사업자가 자신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도 벌어질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결사적으로 막고 있는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업자들의 향후 전략에도 지대한 영항력을 미칠 것이다.
KT 내부에서 개방형 플랫폼과 관련된 모든 것을 개발할 수가 없기 때문에.. 리빗(Ribbit)과 같은 사업모델을 가진 사업자를 인수하거나 특정 솔루션밴더와의 공동 개발 형태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리빗(Ribbit)처럼 스타트업의 성공신화가 출현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KT가 올곧게 이 사업을 추진한다면 말이다...
국내 인터넷전화 시장의 발전을 바라는 블로거로서... 이번 KT의 행보가 선언을 그치지 않고 국내 인터넷전화 생태계의 지형을 바꿀 대형 태풍이 되어주길 간절히 기원한다.
덧> 작년 제 블로그를 돌아보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 중의 하나로 국내에 리빗(Ribbit)을 소개한 것을 꼽았는데.. 올해는 정말 국내 인터넷전화 시장이 개방의 물결로 넘실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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